---트바로티(트롯+파바로티) 김호중

생각이 많은, 서른(2)

---트바로티(트롯+파바로티) 김호중

1> 나이란 한 그루의 나이테
2> 인연, 알 수 없는......
3> 귀감이 된 사제지간(師弟之間)
4> 클래식과 트롯을 대하는 가치관
5> 김호중 공식 팬카페 트바로티&아리스

 

2> 인연, 알 수 없는......

김호중은 1991년 10월 2일, 울산 중구에서 4.2kg으로 튼튼히 태어났다.

여느 아이들처럼 잘 자랐다.

열 살까지는......

대하소설 토지(土地) 속에는 인연에 관한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평온하던 정승 집에 난리가 났다. 평소 요조하던 정승부인이 처음 본 소금장수를 따라 집을 나가버렸다. 도무지 영문을 모른 정승은 수년 간 아내의 행방을 수소문하며 헤맸다. 어느 날 깊은 산 속 화전을 일군 오막살이에서 아내를 보았다. 비단 옷에 단정히 쪽진 머리였던 아내의 머리칼은 헝클어져 누추하며, 옷은 덕지덕지 기운 누더기로 버선도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아기를 들쳐 업고, 마당에 기저귀를 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은 너무나 행복해보였다.

숨어서 보던 정승은 더 다가가지 못하고 돌아서 산을 내려왔다. 날이 저물어 절에 들어가 잠자리를 청하고 주지스님께 알 수 없는 영문을 이야기했다. 정승은 아내를 무척 아끼고 부족함 없는 남편이었다. 침묵이 흐른 뒤 스님이 말했다. 전생에 지은 인연이 이생에서 이어지는 것이라 했다. 아내는 곰이었고, 소금장수는 곰의 몸에 살던 이였고, 정승은 곰을 죽인 포수로 원수였다. 한 날 한 시, 비명에 죽은 인연이 이생에서 만나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떠났다고 했다.

인연의 시작과 끝은 신(神)조차도 해명해줄 수 없는, 알 수 없는 것이다.

필자 역시 글을 몇 트럭 읽었지만 적절한 답은 구경조차 못했다.

열 살이 된 호중은 할머니와 살았다.

학교에서 호적등본을 가져오라 했다. 호중은 종례 후에야 겨우 선생에게 내밀고, 아버지와 호중 사이의 빈자리 때문에 펑펑 울며 교실을 뛰쳐나왔다. 종일 책가방 속에 갇혔던 죄 없는 등본처럼, 어린 호중의 가슴도 종일 먹먹히 막혔을 것이다.

어른들도 모르는 인연의 끈을 아이가 어찌 알까?

연인 사이의 이별은 빠를수록 좋다. 아닌 것은 끝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은 좀체 안 변한다. 자신이 변해야지 상대는 절대 안 바뀐다.

부부 사이의 이혼도 빠를수록 좋다. 결혼도 재혼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혼 후 독신의 삶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완벽한 가정은 없다. 인간 자체가 미완이다.

철모르는 아이는 늘 아이가 아니라 매일 자란다.

가정 해체 후, 어른은 자신들이 꿈꾸는 행복을 찾아간다.

호중은 좀체 변하지 않는다. 잃어버린 시간의 박제처럼 그는 어린 날을 간직한 얼굴로 산다.

 

소년 호중은 밤마다 부모의 부재가 서프라이즈라 믿으며 잠들었다. 날이 새면 ‘짠’하고, 옛날의 집으로 가있는 귀환회로(歸還回路) 같은 거, 이별 이전의 날들을 기대했다. 호중은 유독 ‘찔레꽃’이라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 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전문)

귀환되지 않은 호중만 두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인사를 잘해라, 싸우지 마라, 박수 받는 사람이 되라는 유언을 유산으로 남기셨다.

따돌림을 당하던 청소년 호중만 남겨졌다.

무엇을 하며, 어디로 갈 것인가, 가장 오래 가장 아프게 고민했던 시기였을 것이다.

3일 간, 누구와도 대화 없는 침묵을 호중은 견디기도 했다.

호중이 태어났을 때, 뮤즈의 신(神)은 고독과 함께 천상의 목소리를 주었다.

참 쓸쓸하고도 드높은 선물이다.

호중은 오늘도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노래를 부른다.

한 곡 한 곡 음악이 펼쳐질 때마다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쌓인다.

언젠가는 뮤즈의 신에게 닿을 때까지 높이 더 높이......

                                                        <3회에 계속>

- 김호중은 현재 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소속입니다.
- 여기 실린 사진은 김호중공식팬카페 트바로티&아리스 및 유튜브 등에서 발췌한 것임을 알립니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이미진 주주통신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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