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바로티(트롯+파바로티) 김호중

생각이 많은, 서른(3)

---트바로티(트롯+파바로티) 김호중

1> 나이란 한 그루의 나이테
2> 인연, 알 수 없는......
3> 귀감이 된 사제지간(師弟之間)
4> 클래식과 트롯을 대하는 가치관
5> 김호중 공식 팬카페 트바로티&아리스.

 

3> 귀감이 된 사제지간(師弟之間)

아주 가끔, 참으로 드문 관계가 세상에는 있다.

김호중 음악가와 서수용 선생님.

사춘기의 소용돌이에 홀로 남겨진 호중.

그는 방황했고, 조직의 세계로 흘러들었다.

그 거친 세계에서도 뮤즈의 신은 호중에게 준 선물을 앗아가지 않았다.

호중의 무단결석이 길어져 ㄱㅂ예고에서 퇴학의 위기에 다다른다. ㄱㅂ예고 음악선생님이 김천예고 서수용 선생님께 연락을 한다. 드물게 재능이 출중한 아이 하나 좀 거두어보라는 당부였다. 만약 그 선생님의 중재가 없었다면 호중은 어찌 서수용 선생님을 만났을까? 마치 삼라만상이 호중을 중심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듯, 인연의 고리는 알 수 없는 곳에서 매듭지어 진다. 서수용 선생님 앞에서 호중이 부른 첫 노래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별이 빛나건만’이다. 목을 풀지도 않은 채 부르는 음색과 성량은 놀랍도록 대단했다. 서수용 선생님의 운명적 ‘호중사랑’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선생은 호중에게 말했다.

“너는 노래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다.”

돈을 벌어 음악을 하기 위해, 어둠의 자식이 된 호중은 돈의 필요악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홀로서기의 가난이 불안하고 두려웠던 청소년 호중은 절박하게 선생에게 되묻는다.

“노래로 못 먹고 살면 그 땐 어쩔 건데요?”

시골학교 선생답게, 아주 수수한 농부 같은 외모답게, 참으로 순정한 답으로 딜을 한다.

“내 전 재산을 다 건다!”

제자 사랑에 빠져 너무 귀여운 선생과 미래의 삶까지 걱정해야하는 너무 심각한 제자다.

호중에게 무단결석과 주먹만 쓰지 말라며 매달린 선생은 반 년 동안 호중과 등하교를 함께 했다.

이건 대단히 어렵고 힘든 일이다. 누구를 잠시 동승하는 일도 성가신 적이 많다. 이 부분 하나만 가지고도 호중은 평생토록 스승을 하늘처럼 받들어야 한다. 더구나 밤 생활을 접지 않아 새벽에 잠든 호중을 깨워 대구에서 김천까지 오가기란 얼마나 뜨거운 열정과 인내인가.

호중은 며칠 전 ‘두 시 탈출 컬투쇼’에 나와서 서수용 선생님께 자동차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호중에게 소고기 한 번 얻어먹고도 입이 귀에 걸린 선생이 얼마나 좋아할지 눈에 선하다.

속없이 사람 좋은 서선생은 자랑스러운 호중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SBS 놀라운 프로 ‘스타킹’에 내보낸다. 당시 열여덟 살 호중은 시청자들이 깜짝 놀랄 성악실력을 보였다. 이후 호중은 두 차례 더 ‘스타킹’에 나와서 우리나라 클래식계 뿐 아니라 독일의 음악대학 관계자까지 놀라게 했다. 그의 유튜브를 본 독일 에센주의 음악아카데미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스카웃했다. 부모를 대신한 선생의 열정이 호중의 앞날을 열었다. 이후 호중은 독일에서 이탈리아를 건너가서 공부한다. 유럽 각국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무대에서 호중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한껏 성숙한 미성을 뽐낸다.

서수용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호중은 그 시간 무얼 했을까?

사제 간의 법도와 예절과 질서가 무너진 지 오랜 세상이다.

하지만 여기, 서수용 선생님과 김호중은 오늘도 혈육보다 진한 사랑을 나누며 산다. 두 사람의 관계는 유튜브와 기사 등 허다히 많다. 그만큼 소중한 발견이라는 증빙이다.

얼마 전 MBC ‘사람이 좋다’라는 프로에서 김호중의 이야기를 방영했다.

호중은 모교 김천예고를 찾아가 교장선생님과 서수용선생님께 처음으로 식사 대접을 한다. 살다보니 호중이에게 소고기도 얻어먹는다며 두 분 선생님은 싱글벙글이다. 호중이가 서울의 경연에 나갈 때면 라면 먹지 말고 돈까스 사먹으라며, 호중에게 용돈을 찔러주신 교장선생님도 보호자 역할을 맡았다.

나만 잘 산다고 세상까지 온전한 것은 아니다. 바로 이런 미담들이 있어서 세상은 더불어 살 만한 것이다. 나눔의 소통은 결핍의 한 생명에게 지극한 나침반이 된다. 이게 바로 어른이 아이에게 할 귀감이고, 스승이 제자를 키우는 올바른 사도(師道)이다.

스승과 제자, 두 음악가가 지금도 만나면 저토록 반갑다. 오선지를 배경으로 한 이 포옹은 참 의미가 깊다.  

한 때의 방황을 잊고, 잘 자라준 호중을 가까이서 본 사람은 모두 겸손과 다정다감함에 칭찬일색이다. 가수 진시몬은 호중에게 자신의 노래 ‘너나나나’를 주었고, 아내 분은 십 여 년 전 호중을 처음 본 순간부터 뭐든 다 주고 싶은 애, 라고 했다. 호중이 티브이조선 미스터트롯 경연에서 첨으로 부른 ‘테클을 걸지 마’의 진성도 호중에게 그 노래를 준다고 한다. 호중은 혼자였지만 곁에 좋은 어른들이 계셔서 오늘의 칭찬받는 호중이 되었다.

호중(이제훈 분)과 서수용 선생님(한석규 분)의 인연을 영화화한 ‘파파로티’가 요즘 다시 재조명받아 음악관련 영화 3위에 올랐다.

                                                <4회에 계속>

- 김호중은 현재 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소속입니다.
- 여기 실린 사진은 김호중공식팬카페 트바로티&아리스 및 유튜브 등에서 발췌한 것임을 알립니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이미진 주주통신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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