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에는 ‘압사라 춤’을 추는 아름다운 여인 그림과 여인이라고 하기는 좀 수상쩍은 무희 조각상이 있다.

압사라 춤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등록된 크메르 족 전통 춤이다. 주로 왕궁에서 추는 춤이라서 ‘크메르 왕실 발레’ 또는 ‘캄보디아 궁정 댄스’라고도 부른다.

▲ 호텔에서 만난 압사라 춤

‘압사라(apsara)’란 말은 힌두 언어다. 물 위(apsu)와 태어났다((rasa)란 말이 합쳐진 말로 ‘춤추는 여자 요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압사라 춤은 앙코르 왕조 때 만들어졌다. 800년에서 1430년까지 약 600년 동안 캄보디아는 앙코르 왕조 시대였다. 앙코르 왕조는 국교를 힌두교로 삼았기에 앙코르 유적에서 힌두문화를 많이 만날 수 있다. 

▲ 앙코르 와트에 새겨진 압사라 춤

힌두교에는 신이 셋 있다고 한다. 세상을 창조한 신 ‘브라마, 세상의 질서를 관장하는 신 ’비슈니‘, 세상을 파괴하는 신 ’시바‘다. 이 세 신이 관장하는 세상은 창조와 질서와 파괴가 돌고 도는 윤회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압사라 춤은 힌두교의 비슈니 신과 시바 신을 기쁘게 하기 위한 춤이라고 한다. 앙코르 와트에는 1500개 이상의 다양하고 섬세한 압사라 춤사위가 벽화에 새겨져 있다. 

▲ 압사라 춤 공연

여자 요정이 추는 춤이기에 무희가 입은 옷. 금빛 장신구들이 매우 화려하다. 춤 동작은 뱀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춤사위는 느릿느릿하면서도 뭔가 묘한 매력을 지녔는데 춤과 함께 나오는 배경음악도 비슷하다. 뛰거나 큰 동작 없이 걸어가면서, 서서, 앉아서 조용조용히 부드럽고 우아하게 춤을 추지만, 손가락과 발가락의 움직임은 복잡하면서도 강렬하다. 끊어짐 없이 계속 이어지는 손동작은 마치 나에게 오라고 유혹하는 손짓 같고, 발동작은 어서 같이 떠나자고 유혹하는 몸짓 같다. 이 몸짓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요정이 두 신의 사랑을 구하는 춤이니만큼 요염한 춤 동작은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것 같다. 

▲ 압사라 춤 공연

주인공으로 나오는 무용수는 굉장한 미인이었다. 몸짓도 조연 무용수보다 훨씬 유연해서 춤사위가 매우 아름다웠다. 이 압살라 춤은 배우기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춤이라고 한다. 앙코르 왕조 시대에는 압살라 무용수를 왕궁에만 기거하게 하고 결혼도 못하게 했다고 한다. 아무리 캄보디아가 36년째 한 사람에게 정권이 집중된 독재국가라 해도 과거와 같은 강압적 무용수 양성 제도는 통하기 어렵다. 현재 캄보디아 정부에서는 이 춤의 계승을 위하여 특별교육 과정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정책으로 무용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무용지도자들도 앙코르와트에 새겨진 벽화를 바탕으로 계속 새로운 춤사위를 만들어가며 압사라 춤을 더 다양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승무나, 부채춤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춤이지만 압사라 춤도 우리 춤에 뒤지지 않을 만큼 고유의 독특성을 간직한 아름다운 춤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오래 전통을 이어갔으면 한다.  

▲ 압사라 춤 공연

압사라 춤 공연 중 동영상을 찍었으나 내보이기가 많이 부족해서 다른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무형유산 보호센터'인 ICHCAP에서 올린 3분 동영상을 소개한다.

다음 왕궁발레단 20분 동영상은 물의 요정처럼 물 위에서, 장소를 옮겨 타프놈 사원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원의 일몰을 배경으로 이어진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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