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노래

 

오월의 노래는 슬픔의 노래였습니다
섬찟한 칼 끝은 5ㆍ17 확대계엄에서 춤을 추고
붉은 장미꽃들은 선혈 낭자하여 뚝뚝 떨어져 내렸습니다

오월의 역사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었습니다
들불이 노도가 되어 깊은 바다로부터 시작되고
찢겨진 살점 덩어리는 미친 흡혈귀의 슬픈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오월의 광주는 진리의 항쟁이었습니다
단발머리 여중생 장발머리 야학 교사
들려진 책가방에는 오월 역사책이 살아 나왔습니다

오월의 광주는 장엄한 교향곡이었습니다
민중이여 궐기하라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도
민주 향한 미완의 교향곡은 금남로의 별이 되어 떨어졌습니다

오월의 노래는 누구나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남녀의 차별을 가르고 동서의 지역을 떠나 남북의 분단을 넘어
회복의 노래 민주의 노래 평화의 노래 통일의 노래였습니다

그러나 오월의 노래는 희망이었습니다
더 이상 아파해서는 안됩니다. 더 이상 슬퍼서는 안됩니다
슬픔이 기쁨이 되는 그 날까지, 오월의 노래는 계속되는 희망입니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박명수 주주통신원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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