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랑께  

 

지랄들 말더라고
양코뱅이에 속아서 산 기나긴 세월
그 세월 속에 묻혀간 수많은 주검들이 넘고 넘던 아리랑 고개에서
너도 나도 막걸리 한 사발씩 나눠들고 모여
백의민족이 품은 뜻으로 신명을 노래하세.
그러면 저 지랄같은 양코뱅이 넘고 넘어
우리끼리 아리랑을 부르며 살던 세월 속에서
너의 영혼 나의 영혼 하나로 뭉쳐질 것잉께
머저리 같이 모지리 같이 니 배를 가르고 내 배를 가르자 말고
저 양코뱅이 대갈통을 우리네 짚신으로 밟고 짓이기고도 
하얀 쌀과 겉보리 자란 들판에서 어화둥실 어화둥실
바닷물이 출렁이듯 강물이 넘실대듯 우리네 세상 살아올 것잉께
포기말고 갈 것이어.
너나 나나 다 갈 것이어.
아리랑 아리랑 스리랑 스리랑
죽자살자 이겨가는 우리 백의의 신명으로
트럼프도 도라무통도 다 자빠트리고 갈 것이어.
중강진에서 마라도까지 너와 나의 마음 속에 
한 민족의 얼이 심지 깊게 박혀 있어
양코뱅이도 못 넘고 쪽발이도 못 넘던
우리가 넘고 넘어온 수많은 아리랑 고개 넘어
너와 나의 천지가 있으니
우리네 통일 세상이어.
가세. 가세.
거기 우리 한 민족의 기상이 살아나니
백의를 펄럭이며 왁자지껄 막걸리잔 치켜들고 
대동세상 아리랑 목청껏 불러보세.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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