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부오름과 백약이오름을 오르면서 만났다.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 찔레꽃을 근접 촬영한 것이다. 장미과 식물들이 대부분 꽃잎 5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술의 5의 배수로 나간다. 장미꽃도 야생 찔레를 개량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은은한 찔레꽃 향은 전국 봄의 산야를 뒤덮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너무 정겨운 꽃이다.
▲ 찔레순은 우리가 어렸을 때 즐겨 따먹었던 산야의 간식이다. 달작지근한 맛과 약간 새콤하게 씹히는 맛이 간식거리가 귀한 시절 시골 아이들에게는 좋은 먹을 거리였다. 제주도에서는 '얼루레비'라고 불렀다. 아부오름을 오르는 길에 만났다.

요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렵다. 우리나라도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시절을 넘고 있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여 다들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제주 장딸기, 장미과의 산딸기로 제주도에 자생한다. 줄기와 잎에 털이 없는 특징이 있다. 새콤 달콤한 산딸기 맛이 그만이다. 어릴 적 산과 들로 나가 참 많이 따먹었던 열매다. 요즘 제주에 잘 익은 산딸기가 한창이다.
▲ 멍석딸기, 장미과의 산딸기로 전국 산야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야생 딸기다. 어릴 적에 많이 따먹었던 산딸기다. 멍석을 펼친 것과 같이 널직이 퍼져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60년대 초 먹을 것이 귀한 시절이라 학교에 도시락을 싸 갈 수 없어서 점심 시간에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라고 했다. 집이라고 가 봐야 찬 보리밥에 김치 쪼가리나 있었나? 간식은 생각조차 못하던 시절이었다. 늘 배가 고프니 산과 들로 나가서 산딸기를 따 먹거나 삐리를 뽑아먹고 찔레 순(얼루레비낭 순)을 따 먹거나 청미래덩굴 순(맹기낭 순) 등을 따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 청미레덩굴, 백합과의 식물로서 중부와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 나무의 새순도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많이 이용되었다.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라고 불리우고 제주도에서는 '맹기낭'이라고 불린다. 가을에 빨갛게 익으면 줄기째 베어다 방에 장식용으로 걸어놓기도 하였다.
▲ 아부오름 능선길, 높지 않은 아부오름을 오르면 약 1.5km 정도되는 오름 능선길을 만날 수 있다. 사방에 수많은 오름들을 조망할 수 있어 아주 호젓한 곳이다. 능선길에는 '등심붓꽃', '서양금혼초', '오리새', '왕포아풀' 등 많은 귀화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숨죽이고 있다. 고향 제주에 들러 아부오름과 백약이오름에 올라본다. 찔레, 청미래덩굴, 장딸기 등을 만나 열매를 따 먹으며 옛날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 보았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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