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시대, 지속가능발전을 위하여 전국 최초로 '생태전환교육' 선언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6월 18일(목) 오후 2시,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에서 교직원․학생․시민 등을 대상으로 ‘제1회 생태전환교육 포럼’을 열고 '생태전환교육'을 선언했다. 이날 포럼에서 조희연 교육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 교육정책 방향이 될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후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의 노력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산업화 시기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 상승하면서 북극과 남극, 그린란드, 고산지대의 얼음이 녹고, 해수면 상승, 폭염과 사막화,  냉해, 대홍수, 폭설, 강력한 태풍 등 전례 없는 기후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하여 1992년 리우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는 178개국 대표들과 6천명의 NGO들이 모여 '지속가능한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선언하면서 기후변화협약을 이끌어 낸 바가 있다.

이 협약 이행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2020년에 만료됨에 따라, 2015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미국 오바마 정부, 중국 등도 참여한 195개국은 2020년까지 해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조금씩 높여  제출하기로 합의하였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는 멈출줄 모르고 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보고서보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전 세계가 비상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하에 묶어두기 위하여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자발적 설정하여 노력하자고 결의하였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약을 탈퇴했고, 최대 배출국인 중국, 인도 등도 미온적이다. 한국이 내놓은 목표량도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탄소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 육식 등의 식습관, 폐기물의 양산 등 부와 안락한 삶만을 추구해 나간다면 이런 목표는 불가능하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보여주고 있다. 생태문명으로의 대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로마 교황청 등 천주교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 성보중학교 1학년 환경동아리 학생들이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 학습을 하면서 '크레타 툰베리'가 유엔에서 60개 국 정상들 앞에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설달라고 절규하는 연설 장면을 시청하고 있다.

2018년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가 매주 금요일에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 전 세계 많은 학생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였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그레타 툰베리는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세계 정상들을 향해 외쳤다.

"여러분은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앞으로 10년 내에 온실가스를 반으로 줄이자는 제안이 지금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는 지구 온도의 상승폭을 1.5℃ 밑으로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50%로 줄인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린 50%의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대기에 배출한 수천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없앨 임무를 우리와 우리 후세대에게 떠넘긴 것입니다."

이날 전 세계 약 450만 명의 청소년과 시민들이 기후 파업 시위에 동참하였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3월 15일, 5월 24일 청소년기후행동에 이어 9월 27일 500여 명의 청소년들이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감행한 바도 있다. 이들은 서울시 교육청 앞 시위,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과의 면담 등을 통하여 '환경교육 강화'와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주문한 바가 있다.

지난해 9월 26일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시와 함께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의 어린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모든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때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적 전환에 집중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생태전환교육은 점차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지속가능한 생태문명을 위해 생각과 행동양식의 총체적 변화를 추구하는 교육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전환적 삶을 실천하는 생태시민 육성’을 목표로, 지속가능발전 목표에 부합하는 교육과정과 학교환경을 구축한다. 기존 생태환경교육을 확대해 미래세대의 삶을 담보하는데 중요한 생태적 감수성과 전환의 방향을 중점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1.5℃ 보고서’ 채택 이후, 기후위기에 대한 청소년들의 높아진 관심과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것이다.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활동가와 학생들은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 조희연 교육감을 방문해 적극적인 기후위기 교육을 요청했었다.

▲ 서울시의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 나선 포럼의 토론자들과 방청석의 교사, 시민 등

서울시 교육청은 교과간 통합, 지식-태도-행동의 통합, 학교와 지역사회의 통합을 추구하는 생태전환학교를 운영한다. 또 학교가 지속가능한 삶을 실험·실천하는 리빙랩이 되도록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햇빛발전소를 만들며 채식선택제를 도입하는 등 탄소배출제로학교를 운영한다. 서울의 모든 학교가 각 학교별 에너지 진단 및 컨설팅을 통하여 학교의 형편에 따른 단계별 탄소배출제로학교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여 전 세계적 기후위기문제해결에 동참한다.    

▢ 생태전환교육 중장기발전계획(‘20~‘24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〇 생태문명을 지향하는 학교 교육과정 전환을 위하여 

△교육과정 연계 생태전환교육 강화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 운영

△생태전환교육 협력지원단 구성 및 운영

△교육주체 생태전환교육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한다.
 -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태전환학교를 2020년에는 초・중・고 60개 학교에서 운영하고 연차별 확대하여 학교급별・지역별 생태전환교육 거점 역할을 하도록 한다. 또한 컨설팅・멘토링 활동을 통하여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교원 및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협력지원단을 운영하며, 학부모・교직원 대상의 연수를 확대 및 다양화함으로써 생태전환문화를 확산할 예정이다.
 - 중학교 자유학년제와 연계하여 전문가들이 학교로 찾아가는 학생 참여형 생태전환교육을 2020년에는 중학교 132교 1학년 전체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연차별 모든 중학교 대상으로 확대하며, 생태전환교육을 위하여 학교급별 수준에 맞춘 동영상과 교구를 개발・보급한다.

〇 또한 생태시민 육성을 위한 교육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제로학교 구축

△교육과정 연계 탄소배출제로학교 운영

△삶의 양식을 바꾸는 채식선택제 도입 운영

△학생 동아리 운영 및 청소년 생태전환활동을 지원한다.
 - 서울시와 협력하여 학교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학교시설물의 지속적 에너지 전환을 실천하며, 전문기관의 컨설팅과 가이드 및 체계적인 모니터링 제공을 통하여 ‘탄소배출제로학교‘를 구축‧운영한다.
 - 현재 육식 위주인 학교급식에 채식선택권을 도입하고,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고, 온실가스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탐구하는 생태전환실험교실(리빙랩)과 청소년 생태전환지원단 등 생태전환 관련 동아리 활동을 지원을 지원한다.

〇 아울러,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추진체계 및 협력기반 마련을 위하여

△지역사회 연계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기반 구축

△생태전환교육 실행 역량 강화

△생태전환교육 심화·확산 체계 구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혁신교육지구사업을 확대하고 이를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과 연결해 지역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교육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생태전환교육 추진을 위하여 생태전환교육 실무체제를 구축한다.

▲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을 최초로 열고 있는 관악구에 위치한 성보중학교 1하견 학생들

이날 서울시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 중장기발전계획 발표가 끝난 다음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서울시 교육청이 나서서 '생태전환교육'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혁신적인 정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채식 선택제 도입이라든가 탄소 제로 학교 운영 등은 획기적인 정책이라는 반응이었다. 특히 전담 장학사를 배치해 정책 집행에 힘을 싣고, 교원 및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협력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생태 문명 전환'을 위한 교육청의 적극적인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한편, 기업 관련 내용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서울시 교육청의 전국 교육청 중 최초로 야심 차게 '생태전환교육'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생태전환교육'이라는 용어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않는 용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의 생태, 환경 교육의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미세먼지 등이 격감하는 등의 변화를 보면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시민들이 교육을 통해 '자발적 불편' '자발적 가난'과 같은 삶의 방식을 바꿔내는 교육에 초점을 맞출 때 '생태문명전환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하여 이날 발제를 맡았던 정건화 교수는 "생태전환교육은 화석연료 기반의 세계 경제 방식이 아닌 탈탄소의 지역순환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경제 교육이 되어야 한다. 생태와 경제가 선순환을 이루는 하부 구조와 제도,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까지 연결된 통합된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체가 되는 플랫폼 같은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 수업에 반영될 수 있는 사례들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가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보이스텔스바흐 협약의 기조에 의하여 토론 수업, 독서 토론 수업 등을 해야 하고 범교과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기존의 민주시민 교육, 경제교육 등을 지역사회 연계형 프로그램으로 받아야 한다"며 "아무리 교육청 나서서 끌고 간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뜻이 있는 선생님들이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지원하고, 동아리 프로그램 등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생태 전환 교육 전담 장학사를 이미 배치했고, 7월 1일 자로 생태 전환 교육팀이 4~5명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탄소배출 제로 학교도 서울시와 협력하여 30~40년 된 노후학교 건물들을 뉴딜 프로그램에 의하여 접근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탄소배출 제로도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나무를 심어서 상쇄해 나가는 등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학교 태양광 발전이라든가 탄소 제로 등도 교육과정과 연계 시켜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조 교육감은 "삶의 양식을 바꿔 나가는 것이 참 어렵다. 초중고 학생들은 교실에서 체험적으로 습득하고 미리 몸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생태전환교육을 위해서 인력과 재정을 충분히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중학교 자유 학년제에 따른 '생태전환교실'은 학교 신청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할 민간단체로는 공모를 통해 '자연의 벗연구소'가 선정됐다. '자연의 벗'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생태전환교실' 운영도 온라인 교육과 출석 수업이 병행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성보중, 시흥중, 신남중, 오류중 등은 '생태전환교실'을 출석 수업으로 해 운영을 시작했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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