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악연을 최소화하고 좋은 인연을 가급적 많이 만든다면 그 삶은 비교적 괜찮은 삶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군들 그렇게 살고 싶지 않겠냐마는 세상일이 그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인연이나 악연은 결국 인간관계의 문제이고, 인간관계는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자세와 세상을 보는 관점에 따라 좌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악연이 오래되면 인연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미운 정이 고운 정으로 전환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 어차피 이어질 인연이라면 악연도 인연이려니 하고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도 있습니다. 그동안은 악연이거니 생각해왔는데 이제 헤어질 때가 되어 그저 좋은 인상이라도 남겨야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그 상대방에게 잘 해줬는데 그게 의외의 변수로 작용하여 그 상대방이 나에게 급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입니다.

상대가 호의를 보이자 이번에는 역으로 내가 그 상대방에게 좋은 호감을 갖게 됩니다. 상대방이 이렇게 순수한 데가 있었구나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경우는 의도치 않게 두고두고 좋은 인연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인연이 악연으로 바뀌게 되는 경우를 알게 되면 악연을 인연으로 바꿀 수 있는 비법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선입관과 편견으로 바라보고 그런 시각으로 상대를 대하기 시작하면 이는 틀림없이 악연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을 선입관과 편견을 가지고 대한다면 그 사람 주변은 온통 악연으로 둘러싸여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주변 사람들을 탓하고 평생 남을 원망하며 살 것입니다.

▲ 선입관과 편견 바이러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악연을 좋은 인연으로 만드는 비법은 간단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에서 벗어나면 됩니다. 선입관과 편견은 그 사람을 전인격적으로 대하는 시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걸 남의 탓으로 돌리기 위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면 상대가 누구든 악연을 끊을 수 있습니다.

선입관과 편견을 없애는 것이 악연을 좋은 인연으로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면, 칭찬과 격려는 그를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자신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람 전체의 일생을 들여다본다면 그가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해 못할 것은 없다고 합니다. 이 말이 살인이나 도둑질 같은 사회적 범죄를 합리화하려는 말이 아님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인간의 말과 행동에는 반드시 어떤 사유가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비판은 그 사유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난 후에 하라는 말로 해석하면 될 것입니다. 

▲ 좋은 인연 만들어가기

'열 길 우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기가 쉬운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부족하듯이 다른 사람들도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런데 나의 부족함은 어쩔 수 없는 나의 한계일 뿐이고, 타인의 부족함은 반드시 지적받고 비판받아야 한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자기모순에 불과합니다. 자기모순에 그치면 좋겠는데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주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게 문제입니다.

성경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말라."

사람은 누구나 연약하고 실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죽을 때까지 그 연약함을 보완하고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할 따름입니다. 내가 그렇다면 상대도 마찬가지겠지요. 내가 오해하고 불신하는 그 사람 또한 삶의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함과 단점을 줄여가는 과정에 있으며 언젠가는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한탄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격려가 필요한 것입니다.

악연을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는 비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간에 대한 존중입니다. 그 존중을 바탕으로 격려과 칭찬을 곁들인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더 살기좋은 사회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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