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노
 

▲ 그림1 중국의 노

그림1은 중국의 노를 나타낸다. 노의 생김새는 별다를 게 없지만 노착이 두 개로 돼 있단 점이 특징적이다. 이렇게 만들면 밀고 당길 때 노가 매우 둔해져 사용하기 불편하다. 또한 두 개를 연결하는 지점에 물이 스며들어 썩게 돼 사용 연한이 짧아지고 고장도 자주 난다.

중국의 노는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별도의 쇠고리를 만들어 그 고리를 노착에 걸고 젓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 경우 쇠와 나무의 마찰로 인해 쉽게 닳고 부러진다. 반면 우리나라의 노는 노반드레를 노손에다 걸고 젓는다. 만약 닳아서 부러지면 간단히 노손만 바꿔 끼면 된다.

중국 조선사에서는 배의 길이 방향으로 설치하는 것을 노(櫓)라 하고 옆으로 설치하는 것을 도(棹)라고 했다. 노는 2000년 전 한(漢)나라 때 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둔왕 323번째 동굴에 있는 초기 당나라 벽화를 보면, 한 척의 큰 배의 꼬리(고물)에 노가 그려져 있으며 노가 배를 밀고 나간다는 설명이 있다. 당나라 초에 꼬리 노가 출현했다는 기록도 있다.

일본의 노
 

▲ 그림2 일본의 노

그림2는 일본의 노를 보여준다. 일본의 노는 노착과 노잎의 연결 부분에 목정을 사용한 점이 특징적이다. 두 개의 목정을 사용하되 그림2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노착 쪽은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해 고정했다. 이렇게 하면 외관상으론 매끄럽지만 노를 묶는 줄이 끊어졌을 때 노잎이 유실될 확률이 높다. 반면 우리나라 노의 목정은 노의 잎과 노착이 관통되게 해 고정했다. 우리나라의 노는 줄이 끊어지더라도 목정이 덜렁거리면서 그대로 달려있었다. 다만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식 노를 사용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볼트로 조여서 쓰고 있어서 당시의 방식으로 제작된 노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동양 삼국의 노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 생김새는 약간씩 다르지만 노를 젓는 방법이나 배를 추진하는 원리는 동일하다.

우리나라는 백제 시대부터 노를 사용했고, 후에 그것이 중국이나 일본에 전해졌다. 특히 일본에 노가 전파된 건 7세기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838년 견당사선에 탄 엔닌의 일기에 처음으로 노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 것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이때까지는 판자로 돼 있어 ‘판노’라고 불렀다.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춘 건 585년 루이스호로이스의 ‘일본과 유럽문화 비교’라는 기사를 참고했을 때 16세기 후반인 듯하다. 일본에서는 당시에 노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노를 중시했다.

 

사진 출전: 중국조선사/ 瀨戶內の漁船.廻船と船大工調査報告(제2차년도)

마광남 주주통신원  wd34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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