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구명위원회 주최로 8년째 감옥에 있는 이석기 전 의원 석방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어 저녁에는 네티즌 1만여 명과 함께 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전국 주요도시 곳곳에서 약 2,000여 대의 차량이 참여하였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청와대 앞 청운동 주민센터 인근에 오픈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서울 경복궁역, 신촌역, 동작역, 석촌역, 천호역, 성신여대역 등 서울 6개 거점과 대전, 광주에서도 진행되었다.

이번 국민행동에 즈음하여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외 31명의 종교계 인사와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은 이석기 의원의 광복절 특사 탄원에 함께 하였다. 한편 이석기 의원 누나 이경진씨는 지난 주 급성 희귀암 말기판정을 받고 23일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경진씨는 문재인정부 출범 첫해부터 동생 이석기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지난 5월에는 농성 1천일을 넘겼다. 수술에서 후두, 성대, 식도와 갑상선, 임파선이 제거된 이경진씨는 현재 병상에 누워 있다.

▲ 이석기의원 석방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석기의원 석방촉구 기자회견문

기마 솥처럼 펄펄 끓는 저 독방, 그 안에 한 사람이 8년째 갇혀 있다. 박근혜 국정원의 종북몰이 정치공작으로 내란범의 누명을 쓴 현역 국회의원,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재판거래로 90분 강연에 9년 형을 선고받은 대표적 양심수.

이석기 전 의원 누나(이경진씨)는 청와대 앞에서 농성했다. 이달 중순까지 1,052일간 이어왔다. “문재인 대통령님, 동생 이석 기 전 의원을 석방해 주십시오!”라고 목이 갈라져 터지도록 외쳤다. 그 울분과 한이 맺혀 목 안에 암 덩어리가 생겼다. 10시간 대수술 후 현재 병상에 주워 있다. 이제 영영 목소리도 잃었다.

촛불로 불의한 권력을 끌어내린 지도 오래다. 사건도 조작이었고 재판도 엉터리였다는 증거도 그간 켜켜이 쌓여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공동선언으로 이 땅에서 종북몰이가 시효를 잃기까지 하였다. 대체 그가 왜 아직도 감옥에 있어야 하는가. 부디 누가 한번 대답해 보시라.

죄가 없는 걸 알고 있다. '안타깝지만 못 풀어주겠다.'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해온 말이다. 그러면서 한편에선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하고, 진실과 정의를 외치고 있다.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약속하고 있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이석기의원 석방 앞에 언제까지 멈추어 있을 것인가. 이 땅의 양심은 '이석기' 이름 석 자 앞에 아직도 멈추어 있어야만 하는가. 한 인간에게 이토록 잔인하게 가해지는 야만과 비극은 과연 언제야 끝이 날것인가.

종단 지도자, 사회 원로들이 대통령 앞으로 탄원서를 접수하였다. 벌써 세 번째다. 광화문광장 수천, 수만 명이 참여한 석방 집회도 그간 여섯 차례나 열렸다. 지난달부터 제주에서 서울까지 국민대행진이 펼쳐졌다. 22일간 총연장 1,200km 구간을 천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걸었다.

한 정치인의 석방을 위해 실로 전례 없는 석방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석방은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섰다. 당원 10만 명의 원내 3당,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이라는 현정사에 씻기 힘든 상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석기 석방 없이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75주년 광복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진실과 아픔에 마주할 때다. 각계각층 국민들의 호소에 이제는 응답할 순간이다. 그것이 국민의 더 큰 믿음을 회복하는 길, 더 단단한 통합을 이루는 길이다. ‘이석기의원 석방을 지나서 새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광복절이 되기를 간절히 촉구한다.

2020년 7월 25일

감옥에서 8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 7.25 국민행동 참가자 일동

▲ 이석기의원 석방 참가자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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