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빛에 빛나는 별들로

내 심장 속을 태우는 저 불빛도

영원하진 않겠지 but 잃을 건 없지

- 2NE1 'Fire'

 

공자는 말했다. “그가 노나라에 있을 때는 음악이 몸과 마음을 울렸는데, 다른 나라로 가버리고 나니 그러지 못하는구나” 인(仁)이라고 하는 것이 그가 보기에 인간이 평생 추구해야 할 목적이었다면, 음악은 그 수단이었다. 그는 음악을 귀히 여겼다. 좋은 음악에 빠져 즐겨하던 음식을 잊고 몰입했다는 또 다른 이야기는 음악에 대한 공자의 열정이 어떠했나 하는 것을 알려준다. 음악은 보편적이다.

‘덕후’의 설레임은 첫사랑의 그것과 같다. 그들의 음악을 몇 번, 몇 백번이고 반복해 듣고, 쥬스를 찾고 실검에 촉각을 기울인다. 실시간 스트리밍에 열중하며 자주 생업을 등한시한다. 그것은 손에 닿지 않은, 어쩌면 닿아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동경이자 설레임을 충족시키고 싶은 그런 몸부림이었다. 옛 성현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덕후들은 그녀들을 바라보고 그녀의 음악을 듣는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다시 말하지만 음악은 보편적이다. 그래서 음악은 변한다.

 

내가 너에게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마지막처럼 마-마-마지막처럼

마지막 밤인 것처럼 love

- 블랙핑크, ‘마지막처럼’

 

‘잃을 것 없다’고 노래 불렀던 걸그룹은 해체되어 더 이상 대중 앞에 보이지 않는다. 그녀들은 많은 것을 얻었고 많은 것을 잃었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단지 내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녀들을 이어받은 것 같은 새로운 걸그룹은 ‘마지막 밤인 것처럼’이라고 노래하면서 웃음 짓는다. 이제 음악은 듣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음악은 ‘보고’ 들을 때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손에 쥐고 있는 작은 기기가 아니었다면 ‘마지막 밤’이라면서도 활짝 웃는 그들의 노래를 나는 ‘일상’이 아닌 ‘체념’만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이 즐거움(樂)일 뿐인 음악은 보편적인가, 그것은 인(仁)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독적이며 화려한, 눈길을 떼기 힘든 몰입된 무대 때문에 결국 미뤄지고 미뤄진다.

 

▲ 듣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의 변화를 의미한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 G 드래곤, ‘삐딱하게’

 

마지막 밤에도 쿨했던 걸그룹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대중은 항상 새롭고 신선하며 화려한 것에 집중한다. 무기력하고 암담한 자신을 다른 세상으로 데려갈 무엇인가를 추구한다. 삶에 음악이 있다. 음악은 보편적이다. '그' 걸그룹은 다시 이렇게 노래했다

 

이건 답이 없는 Test

매번 속더라도 Yes

딱한 감정의 노예

- 블랙핑크, ‘Kill This Love'

 

음악이 삶을 구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변화하는 우리를 향해 속삭인다. 그것이 '仁'이든, '사랑'이든. - 나는 항상 그 속삭임에 의지해왔다.

* 본문 공자와 관련된 서술은 논어 태백 15번째, ‘師摯之始關雎之亂洋洋乎盈耳哉’ 술이 13번째, ‘聞韶三月不知肉味子在齊聞韶三月不知肉味曰不圖爲樂之至於斯也’를 참조함.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해인 주주통신원  logca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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