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4년제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 졸업하기까지는 8,510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전국 185개 대학 중에 가장 등록금이 높은 대학은 연세대로 910만원 정도였다. 30개 국공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419만5500원, 155개 사립대는 742만6600원이었다. 계열별 평균 등록금은 의학계열이 1000만원을 넘는 대학이 대부분이요, 예체능계열(779만6400원), 공학계열(714만4900원), 자연과학계열(679만900원), 인문사회계열(596만6500원) 순이었다.

서울 소재 사립대 출신 취업자는 2018년 취업해 연봉에서 144만원을 떼어내 갚는다. 2019년엔 액수가 303만원이 되고, 2020년엔 477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서울 소재 사립대 재학 중 총비용(7652만원)은 2039년이면 상쇄된다. 2018년부터 2039년까지 21년이 걸리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동아일보>

대학알리미가 공시한 금액은 등록금만 그렇다는 얘기다. 여기다 주거비·식비·교통비·책값·용돈 등 최소한의 생활비만 합쳐도, 대학생 하나가 1년에 감당해야 할 부담이 2000만원은 족히 넘는다. 우리는 ‘대학생 2000만원’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자녀 1명당 대학졸업까지 22년간 들어간 양육비가 3억896만이라고 한다. 독일엔 대학 등록금이 없다. 1946년 당시 22살이던 프랑크푸르트 대학생 카를하인츠 코흐가 수업료는 위법이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함에 따라 헤센 주에서 최초로 수업료가 폐지된 후 1970년 이후 독일 전역에는 등록금이 차례로 사라졌다. 오늘날 학생이 대학에 내는 돈은 한 푼도 없다.

중앙대학교 김누리교수가 한겨레신문 '대학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주는 나라'라는 주제에 소개된 글이다. 독일뿐만 아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는 대학에서 등록금을 받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까지 등록금을 받지않는 나라도 있다. 대학 진학률이 81.6%인 우리나라는 어떨까? 제17·18대 국회의원이었던 권영길의원이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주장했다가 빨갱이정책이라며 호된 질책을 받았다. 국토는 남한의 절반 정도요, 인구가 100만 명도 안 되는...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인 부탄이라는 나라에도 대학까지 완전무상교육이다.

김누리교수가 소개한 독일에는 “등록금만 없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의 생활비는 국가에서 대준다. ‘바푀크’라는 제도다. 1971년 ‘모두를 위한 교육’을 공약으로 내건 사민당 빌리 브란트 총리가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바푀크 덕분에 오늘날 독일 대학생들은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다. 김누리교수는 독일에는 ”‘똑똑한 학생’과 ‘비전을 가진 정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지만 우리나라에는 교육을 사립에 맡겨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전국 유치원의 47.6%, 초등학교의 1.3%, 중학교의 20.0%, 고등학교의 40.5%가 사립학교다. 대학은 81.7%, 전문대학의 98.0%가 사립이다. 국립대학은 17.5%, 공립대학이 0.9%가 정도가 전부다. 세계에서 가장 사립학교가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교육을 아예 사립학교에 맡겨놓은 셈이다. 캐나다나 영국은 대학의 100%가 국공립이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는 국공립이 97%~82%다. OECD 국가 중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가 1위다.

프랑스의 <르몽드> 신문은 “한국 아이들의 성적은 우수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학생들"로,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교육”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2000년도부터 3년마다 전 세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OECD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한국학생들은 매번 문제 풀이에 있어선 뛰어난 성적을 내지만 학교에서의 행복도는 지속적으로 최하위로 나타난다.”고 썼다.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적성과 흥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기보다는 획일적인 잣대로 일류대학교 입학을 위한 문제풀이 전문가., 찍기 전문가를 만들고 있다. 타고난 소질과 특성은 무시당하고 특정 분야에서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아이일지라도 도태되고, 수동적으로 잘 외우고 수능에서 비중이 높은 과목에 시험을 잘 보는 학생이 유능하도록 된 것이 우리나라 교육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위해서가 아니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교육공화국이 된 부끄러운 나라 우리는 왜 무상교육을 하지 못하나?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 그리고 모든 학부모를 불행하데 만들고 있는 교육을 언제까지 방치하고 있어야 할까?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국가는 그런 삶을 살도록 하는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가?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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