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꿈

 

강가의 마른 풀은
겸손하고 은혜롭다

 

나의 꿈은 소박한 것 뿐
한 잔 커피를 마시며
그대를 그리워하는 것
깊은 밤 라면을 먹으며
멀리 있는 너와 함께
눈물을 삼키는 것
서리 맞고 눈 덮인 시간을 지나
이윽고 그대 곁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

 

찾지 못 할 길을 탐색하며
끝없이 흔들리던
흘러간 날의 비늘 위에
미끄러지는 놀빛이 부끄럽다
마음을 담지 못한 수많은 말들
의심하지 않았던 발자국들
천 개의 상처 천 개의 흔적
어루만져 준 손길 아래
고개 숙인 풀은 평화롭구나

 

풀잎 위에 떠 있는 내 영혼
마른 풀 위에 바람이 분다

 

 

편집, 사진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이기운 주주통신원  elimhi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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