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에 얽힌 이야기들

2015년 서울신은초에서 추진한 '수학여행'은 프로젝트 학습으로 기획, 추진되었다 김광철 주주통신원l승인2020.08.06l수정2020.08.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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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철의 혁신학교 이야기 8>

▲ 사전에 안전 교육을 받고 체조를 한 다음 장비들을 지급받아 보트를 타러나갔다.

2015년 당시 서울신은초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필자의 학년 교사들이 수학여행을 하나의 프로젝트 학습으로 인식하였다. 특정 교과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많은 교과, 단원에 연계되어 있는 학습인 것이다. 수학여행 프로젝트 학습으로서 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학여행 사진과 함께 곁들여 소개하겠다.

▲ 삼척 핵발전소 저지 투쟁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주민이 나와서 우리 수학여행단에게 삼척에서 그동안 핵발전소 건설 반대를 위하여 싸워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6학년 수학여행 프로젝트>

- 공정여행에 대한 강의를 듣고 여행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 개인별로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정하여 여행코스, 프로그램 등을 조사하여 발표한다.

- 개인별 발표가 끝난 후, 학급 내에서 비슷한 권역을 조사한 어린이들끼리 전문가 모둠을 구성한다.

- 전문가 모둠이 발표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한 후, 학급에서 토의하여 후보지 1~2 곳을 선정한다.

6학년 다모임에서 각 학급 대표가 여행지를 소개하고, 질의응답의 과정을 거쳐 토의한 후 각자가 원하는 곳에 개별 투표하여 최종 장소를 선정한다.

- 아이들이 제안한 수학여행지에 대한 프로그램 등을 참고로 전체적인 계획안을 구성하고, 2박 3일 일정으로 소규모로 진행한다.(숙소와 비용, 유적지 답사의 동선 문제로 부담이 될 경우는, 여행 활동에 부담을 주지 않는 최대한의 프로그램을 생각하여 전체가 한 팀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수학여행비 마련 계획>

- 4월에 저금통을 직접 만들어 가정에서 수학여행 비용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게

 한다.

- 집안일을 돕거나, 용돈을 절약하여 자기 스스로 여행경비를 마련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가치와 자기 성취감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전교 학생을 대상으로 되살림 장터를 열어 수익금으로 개인 수학여행경비를

 마련한다.

 

▲ 삼척에서 태백을 향해서 오는 길에 용연동굴 견학을 했다.
▲ 안전모를 쓰고 굴안의 종유석 등을 견학하였다.
▲ 청소년 수련원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하고 캠프의 밤을 맞아 각자 갖고 있는 끼를 발산하여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는 6학년 아이들, 학급별, 또는 모둠별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삼척, 태백, 영월 지역 수학여행 관련 교과와 단원>

- 사회: 1. 살기 좋은 우리 국토, 2.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국토

- 미술: 7. 관찰의 세계로, 8. 만들기 나라로, 10. 새로운 표현의 나라로,

       11. 쓰임이 있는 미술, 12. 함께 떠나는 미술사 여행

- 국어: 2. 다양한 관점, 4. 면담하기, 5. 광고 읽기 9. 주장과 근거 10. 쓴 글을

      돌아보며, 11. 뉴스의 관점 

- 도덕; 배려하고 봉사하는 우리

- 체육: 1. 건강 활동(재해에 대처하며 안전하게), 5. 여가 활동

- 실과: 1. 쾌적한 주거와 생활 자원 관리, 4. 나의 진로, 5. 건강한 식생활의

        실천

- 창체: 정보 통신, 윤리 교육, 자치

수학여행을 '프로젝트' 학습으로 규정하는 것은 수학여행지 선정에서부터 추진, 진행, 마무리 등 전 과정에서 6학년 교육과정 내용 중에서 '삼척, 태백, 영월' 지역에서의 활동 내용이 교과 통학적인 내용으로 구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교과와 단원 내용 중 수학여행 중에 학습한 내용들은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2박 3일 동안의 모든 활동들은 교수, 학습 활동으로 인정이 되어 그시간 만큼 이수해야 할 교육과정 시수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학교에서도 부분적으로 '프로젝트' 학습을 운영한다. 혁신학교에서는 일반학교와 달리 수학여행과 같이 다양한 창의, 체험학습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이런 활동들을 '프로젝트' 학습으로 바라보고 관련 교과와 단원들을 통합적 시각으로 조정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학교와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 근덕 해안을 찾았더니 삼척 원전 백지화 22주년 기념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 '삼척원전백지화기념탑'이 있는 근덕면 바닷가 모래밭에서 잠시 놀고있는 아이들
▲ '삼척원전백지화기념탑'을 둘러본 다음 삼척해변에 설치되어 있는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러갔다. 역시 아이들은 어디를 가나 신나게 노는 것을 좋아한다.

각 학교마다 수학여행에 얽힌 이야기들은 참 많다. 수학여행하면 으레 경주 또는 공주, 부여, 제주, 설악산 일대 등을 떠올린다.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찾는 곳이 경주와 제주도 정도다. 물론 사립학교의 경우는 해외로 나가는 곳도 있지만. 

▲ 여행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야 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수학여행에서도 잘 먹는 것은 중요하다. 2015년 6신은초 6학년 수학여행에서 삼척에 도착하여 흑돼지불고기로 맛있는 덤심 식사를 하였다. 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

과거에는 수학여행, 수련회, 체험학습 등과 관련된 비리들이 끊이지 않았다

필자가 신은초로 전근오기 전 서울서정초에 근무를 할 때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수학여행에 대한 심의를 한 적이 있다. 6학년에서 담임교사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겠다는 것이다. 제주도 수학여행은 중, 고등학교에 가서도 갈 수 있는데, 굳이 초등학교에서 제주도를 가야겠느냐는 문제제기를 하였지만 학교장이 앞장서고, 6학년 교사들이 학부모 설문을 통하여 그 정당성을 주장하는 바람에 학교운영위원회에서야 당사자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필자가 그학교를 나온 다음 해에 터졌다. 학교장이 수학여행 추진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하여 감사결과 적발이 되어 학교장은 '정직'이라는 징계를 받고, 다시 교장으로 임용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초, 중, 고 수학여행에서 업체들이 끼면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벌어지는 것들이 불문율처럼 인식되던 때이다.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 여행 둘째 날 아침에는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석탄박물관을 찾았다. 안내해 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 태백 탄광에 얽혀있는 역사와 광부들의 사는 이야기, 석탄이 만들어지는 지층 이야기 등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 '365세이프타운'을 찾아 각종 안전교육을 받았다. 당시는 세월호 사고 등으로 인하여 학교에서 안전 교육이 굉장히 강조되던 시기이다. 화재, 풍수해, 지진 등 자연 재난대피 훈련 요령, 인공호흡법 등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었다.
▲ '만항재' 표지석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아이들
▲ 세째 날 오전에는 영월을 향해 가면서 남한에서 제일 높은 도록라는 만향재에 내려 주변 식물 탐사를 하면서 가을 정취를 느끼는 프로그렴을 진행했다. 구절초 꽃이 가을을 밝히고 있다.
▲ ?가을 꽃과 단풍만이 아니라 열매들이 익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주변을 산책했다. 이 열매는 노박덩굴 열매이다.

필자는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근무를 하면서 6학년 담임을 할 때 경주, 부여 등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는 학년 부장이 아니기 때문에 따라가는 입장이어서 특별히 추억으로 남는 수학여행 인솔은 없었다. 

잊을 수 없는 고성, 거제, 창녕 등 경남 일대의 수학여행

하지만 2004년 서울문래초에서 6학년 부장을 하면서 수학여행을 다녀온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당시 6학년은 13개 학급이 있었다. 6학년 담임끼리 상의를 하고 학교장 결재, 학운위 심의를 거쳐 수학여행지를 경남 진주, 고성, 통영, 거제, 합천을 둘러오도록 기획했다. 이곳은 서울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수학여행을 가기에는 엄두를 잘 내지 못하는 곳들이다. 그렇지만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전교조와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환생교) 활동을 하면서 고성에서 전교조 지회장과 환생교 활동을 하는 철성고의 김덕성 선생을 알면서부터다.

고성군에서는 공룡화석지를 활용한 '공룡엑스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공룡엑스포를 널리 선전해야 해서 사전에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마침 김덕성 선생도 그 공룡엑스포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수학여행을 오면 도움을 주겠다고 하여 추진되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코스만 보아도 지금 생각해도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 코스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에서 대절 버스로 이동 - 진주성에 들러 임진왜란 당시 전투 상황 탐방하기 - 고성 당항포에서 이순신 작군의 왜적을 물리친 역사 알아보기 - 거제에 있는 숙소에 도착 짐정리하기 - 엑스포 전야제 참가하기 - 숙소로 돌아와 취침 - 거제 포로수용소 견학 - 고성으로 이동하여 공룡화석지 탐방 - 엑스포 체험마당 프로그램 참여하기 - 고성 오광대 공연 관람 - 부곡하와이 숙소로 이동 - 우포늪 탐사 - 창녕 가야 고분군과 박물관 견학 - 합천 해인사 견학 - 귀교]

당시 수학여행에는 학교장도 동행하였다. 학교장은 필자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 아이들을 인솔하고 나는 전체 학급과 학생들을 앞장서서 인솔했다.

이 때도 사전 준비를 위하여 두 번이나 동학년 후배 남자 선생과 함께 수학여행지 답사를 다녀오기도 하였다. 

▲ 태백의 명물 낙동강 발원지 원지못을 견학하고 나서 인근 식당에서 이곳에서 유명한 '닭갈비'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였다.
▲ 저녁 시간에는 강원대 성원기 교수를 초청해서 삼척에서의 탈핵 운동과 핵발전의 문제 등에 대하여 강연을 들었다.
▲ 다시 대절 버스로 이동하여 영월 동강으로 향했다. 레프팅을 하기 위해서다.
▲ 물이 깊은 곳에서는 보트가 별로 흔들리지 않고 고요하게 떠 내려간다. 그렇지만 여울이 지는 곳에서는 잘못하면 배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 이런 스릴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레프팅을 하면 으악, 으악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 보트마다 안전 요원이 타고 있어서 통제를 하기 때문에 안전에 큰 문제는 없다. 여학생들도 강사의 안내를 진지하게 경청하면서 레프팅을 즐겼다.

저녁시간 공룡화석지 바닷가에서 전야제 행사에 많은 일반인들과 함께 참석하여 관람을 하고 아이들을 모았다. 한 아이도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긴장하면 집중하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뿌듯했던 것은 김덕성 선생의 주선으로 고성군민회관에서 문래초 6학년 수학여행단만을 위하여 고성오광대 공연을 해준 것이다. 교사인 나도 고성오광대 공연을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는 고성오광대를 공연진들이 나서서 정성을 다하여 공연해 주었다. 물론 약간의 사례비는 드렸다.

마지막 날 우포늪을 둘러보고, 가야 고분군을 거쳐 합천 해인사에 도착했을 때는 4시가 좀 넘었다. 해인사를 다 둘러보고 나왔더니 저녁 6시가 거의 다되어 있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저녁을 먹고 학교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되어 있었다.  내 교직 생활 중에 잊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였다. 이런 담대한 기획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교조와 환생교 등을 통하여 맺은 지역 선생님들과의 교분 덕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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