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사설]원칙도, 일관성도 잃은 부동산 정책 땜질 릴레이를 읽고

부동산 정책이 땜질이라 욕하지 말고 사회정의를 세우는 노력을 해주었으면 --동아 사설 한 마디 16

[사설]원칙도, 일관성도 잃은 부동산 정책 땜질 릴레이를 읽고

               동아일보 입력 2020-08-10 00:00수정 2020-08-10 00:00

 

논설자는 국토부의 주택정책에 대하여 원칙도 일관성도 잃은 부동산 정책 땜질 릴레이 라고 매도하였다. 그러나 나는 이 단 한줄의 글에 대하여 다른 말은 몰라도 [일관성]이 없다는 말에는 동의 할 수 없다. 정부 정책은 오직 하나 <집값을 잡겠다>이었다. 그리하여 논설자가 주장하였듯이 원칙도 없이 땜질이라도 하여서 기어이 고치겠다는 일관성을 유지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기어이 잡아야할 집값정책을 내어 놓았더니 여기 구멍이 나서 뚫렸고, 저기 구멍이 나서 뚫릴 것 같으면 당연히 그 구멍을 막기 위한 정책을 내어 놓았다고 본다. 그게 무슨 잘못인가? 우리나라의 기득권들이 일부러라도 정부의 정책에 딴지를 걸기 위해 온갖 장난으로 정책을 비웃고 있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정책 입안자들은 그들만큼 교활하지 못하였기에 늘 엉뚱한 구멍을 내는 두더지 같은 투기꾼들에게 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고는 하지는 못할 지언정 이들을 비웃고 손가락질하는 언론의 모습은 참으로 비겁하고 아니꼽다. 오죽하였으면 비난을 무릅쓰고 땜질 대책을 내어 놓았겠는가? 담당자들은 땜질 대책을 내어 놓고 싶었겠는가? 논설자씨께선 이런 대책이 있다면 나라를 위해 정부 담당자에게 좀 제시 해 줄 수는 없었겠는가? 부동산 투기꾼들이 땅두더지처럼 여기저기 불쑥 불쑥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치며 즐거워 하지만 말고 말이다.

논설자는 정부의 정책이 우왕좌왕 한다고 비웃고 있다. 그리고 과격하고 성급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시장에서 부작용이 빚어지면 보완책을 내고 며칠 후엔 그 보완책을 다시 땜질하는 일을 되풀이 한다고 하였다. 물론 국민으로서 이런 정부 정책이 결코 옳다고만 보고 박수를 치고 싶지는 않다.

좀 더 치밀하고 촘촘한 정책으로 단 칼에 집값을 잡아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완벽하지 못하였고, 언론은 무조건 정부 정책에 대한 딴지만 걸고 넘어지는 짓궂은 짓을 되풀이 하고 있었기에 정부가 어떤 백발백중의 정책을 내어 놓았다더라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런 정책에 대해서도 <세금폭탄>이라느니, 심지어는 <사회주의>라고 까지 맹 비난을 퍼부어 오지 않았던가? 60여년 집권을 유지 해온 보수당 쪽보다 아직 연륜이 짧은 정권이기에 좀 더 새로운 정책으로 우리 사회를 바꾸어 가려는 일이 그리 쉽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기에 정부는 일단 조금씩이라도 고쳐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변화에 끝까지 저항하고 비난하며 딴지를 거는 보수의 반동에 더욱 힘들고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방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논설자는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대책이 임대사업자의 순기능을 활용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겠다던 정책 기조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소급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사실상 왔다갔다 하는 정책이란 점에서 환영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물이든 풍선처럼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부동산 정책의 풍선효과가 끝이 없고, 여기저기서 난데 없는 문제들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마치 두더지게임] 하듯이 튀어 오르는 반발을 막아내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결코 다시 바꾸고 싶지는 않지만, 뚫린 구멍을 막지 않으면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듯이 떠드는 일부 투기꾼들과 언론의 등살을 견디어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땜질 대책이 나오게 만든 원인이고, 자꾸만 비난을 받을 것처럼 보이게 만든 원인이라 하겠다.

논설자는 전세 정책에 대해서도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역시 벌써부터 각종 보완책이 거론되고 있다. 전세를 반전세,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속출하자 정부 여당은 전월세 전환율을 절반 수준 으로 제한하자는 여론을 듣고 있다. 새로운 환경이 생기면 그에 대처하여야 하는 게 정부의 할일이고, 정책 담당자의 할 일이다. 자꾸만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럼 난 몰라라* 하고 손놓고 있으란 말인가? 당연히 새로운 대책을 내어 내놓는 것이 정책 담당자의 할 일이 아니겠는가? 이런 걸 단칼에 못하고 여러번 칼질을 한다고 나무라지만 말고, 욕을 먹더라도 기어이 만들어 내고 말겠다는 단호한 각오로 덤비는 담당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격려를 해주면 안 되는 것인가?

논설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투기만 막으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란 정부 여당의 일차원적 대책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성과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부동산 정책실험 이라고 비아냥 거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부에서 해온 모든 부동산 정책의 부산물이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데, 더 이상 두었다간 우리 경제가 부동산투기를 위한 개인부채 때문에 국가 부도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판국에 이를 막지 않고 두란 말인가? 이런 우리 경제의 판도라상자는 보지도 않고 세계적인 안정국가로 평가 받는 국가부채만을 얘기하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사실상 국가 부채가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 우리의 국가 부채는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양호하며 안정된 우수국가이며, 이웃 일본의 1/5도 안되는 수준이다.

오히려 개인자산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다급한 상황에서 국가가 이를 더 이상 늘어나는 것을 막아서 안정을 기하겠다고 나선 정책이 일부 투기꾼들에게는 쇠창살 같은 옥죄임으로 다가서자 이를 언론이 앞장 서서 옹호하고 막아서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언론이란 말인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장의 목소리에 귀부터 기울여야한다는 말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 말에 숨은 뜻을 결국 투기 세력들의 불평과 불만까지 다 들어주라는 말이 되고 말아서야 되겠는가?

그러므로 언론이 정말 우리 사회를 위한 공기로서 책임을 느낀다면 우리 사회의 암덩어리에 해당하는 부동산 투기 세력을 옹호하려 하지 말고, 사회정의를 세우는 방향으로 옳은 여론 형성을 위해 앞장 서주기 바란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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