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과 <명견만리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의 내용은 무엇?

<2020. 08. 11>

책 목차의 제목을 논리에 맞게 잘 연결하여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자 한다. 지난해 9월에 요약한 글이다.

이런 연습을 자주 하면 주어진 책의 체계를 잘 꿸 뿐만 아니라 논리를 구성하고 비판하는 안목이 좋아진다. 어떤 곳에 가서 강의나 발표를 할 때면 언제나 목차를 먼저 말하면서 논리로 꿴다. 마무리도 논리를 갖춰 목차를 말함으로써 이뤄진다. 요컨대, 나의 강의와 발표의 마침과 시작은 ‘목차’이다. <대학; 경1장 제3절>의 ‘사유종시’(事有終始)를 빌리자면, ‘목차유종시’(目次有終始)이다. 목차는 마침과 시작이다.

요약 1: <마윈 -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류스잉劉世英·평정彭徵 지음 / 양성희 옮김, (주)열린책들, 2015.11.) / 원: 馬云正傳: 活着, 就是爲了顚覆世界, 2014

 

이 책은 중국 알리바바(Alibaba; 阿里巴巴)를 창업하여 성공한 마윈의 일대기를 필자 두 명이 기록한 책이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온라인 B2B((Business-to-Business) 거래 플랫폼이다. 마윈이 회사 이름 짓기에 골몰한 끝에 마침내 채택한 ‘알리바바’는 그 근거가 <<아라비안나이트>>(千一夜話; One Thousand and One Nights)에 나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발음하기가 편하다.

▲ 마윈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1월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다보스/AFP 연합뉴스. 한겨레신문, 2018.09.09..

내용은 크게 11개의 덩어리로 구성됐다. 퍼즐을 맞춰보자. 기인 마윈은 풋내기 시절을 보낸 후 창업 시대와 호반 시대를 거친다. 항저우(杭州) 서호(西湖)의 호반(湖畔)으로 돌아온 후 <미스터 닷컴> 손정의(孫正義; 손 마사요시)를 6분 만에 사로잡아 그에게서 1999년 10월 엔젤(angel) 자금을 받았다. 겨울나기를 잘 마친 후 신대륙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보물 두 가지, 즉, 2003년 6월 탄생한 후 이베이(eBay; C2C (Consumer-to-consumer), 즉, 소비자와 소비자 간 전자 상거래기업)이취왕을 이겨낸 전자 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淘宝; 보물을 건지다)와 맞춤형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즈푸바오’(支付寶; Alipay; 알리페이)이다. ‘8년 항쟁’으로 현금 창출원인 캐시카우(cash cow; 어떤 사업체의 고수익 사업), 즉 알리바바는 2008년 1월에 102년 가는 지속 가능 기업을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2110년을 머릿속에 그렸다. 마윈은 다사다난한 사건을 겪었고, 지킬 것인가와 변할 것인가 사이에서 심사숙고하여 선택하였고, 드디어 마윈의 야심은 금융 제국으로 드러났다. 그는 퇴임을 모색하는 동안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나아갔다. <도덕경>의 가르침인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공을 세우되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를 실천했다. 마지막 11장에서 인간 마윈이 <도덕경>의 지혜를 숙지하고 태극권 수업을 통해 내공을 쌓았음이 드러났다.

마윈의 행동 원칙은 ‘지금, 즉시, 곧바로’(now, right now, immediately)이다. 그는 어떤 시련도 참고 견뎠다. 무릇 기회는 모호한 상태로 존재하는 법이라고 인정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일 초만, 또 일 초만 견뎌라’라고 되뇌었다. 일 초는 생존을 격려하는 시간이다. 결국 그에게 삶은, 산다는 것은 세상을 뒤엎는 행동이었다. 이는 중국 원서의 책 이름에 잘 반영됐다.

 

요약 2: <명견만리(明見萬里)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KBS <명견만리> 제작팀 지음, 인플루엔셜, 2016.06.)

명견만리(明見萬里)는 만 리 앞을 해와 달처럼 밝게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견(見)은 영어로는 seeing 또는 understanding이다. 이 책에서 살펴보는 알아차림의 대상은 인구, 경제, 북한, 의료 등이다. 저자는 이 네 가지가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북한’을 그러한 대상으로 간주함은 동의하기 어렵다. 동의한다면, 북한의 장래 위상을 인류 보편의 문제라고 차치하는 셈이다. 실제 네 가지 문제를 다루는 내용의 공간 범위는 한국이다.

▲ ‘명견만리: 빅데이터에서 대한민국의 갈 길을 찾다’를 주제로 한 ‘2020 대한민국 종합 미래전망 대회’가 2020년 5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2020.05.28.

인구 상황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해석해야 할까? 베이비부머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은퇴인구가 급증한다. 인구 쇼크, 즉 사람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을 문제로 보기보다는 기회로 알아차려야 한다. 그런 인식의 실천은 청년에 대한 투자로 드러나야 한다. 왜? 청년은 온 세계가 기댈 유일한 자원이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청년에게 투자해왔다. 그 실현은 ‘세대 공존 주택’으로 나타났다.

경제는 어떻게 변할까? 결국 경제변화의 원인과 결과는 일자리 환원론으로 귀결이 이뤄진다. 속말로, 기·승·전·‘일자리’이다. 로봇이 대체하지 못할 직업을 가진다고 해도 안심할 만한가? 로봇기술의 진전은 그런 직업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자본주의 경쟁이라는 정글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자본주의를 자동으로 살려낼까? 운동화 브랜드 ‘뉴 발란스’의 상황은 그럴 가능성을 보여주나 찻잔 속의 소용돌이일 거다. 저성장 시대는 이전과 다르게 소비와 정치의 행태(behavior) 변화를 일으킨다. 명품도 싸구려도 싫다는 행태가 자리를 잡는다.

▲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 주요내용. 한겨레신문, 2015.11.18.

북한의 장래 변화를 무엇이 추동할까? 북·중·러, 즉, 나선(羅先; 나진·선봉 경제특구)·훈춘(琿春)·블라디보스토크의 삼각지대는 기회의 땅이다. 향후 2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이다. 또한 북한을 살펴볼 때 주목할 대상은 장마당 세대, 돈주(신흥 부자) 등이다. 이 둘은 북한 신인류이다.

의료(healthcare)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인자는 유전자 혁명과 도래하는 치매 사회이다. 유전자 혁명은 보험, 의료, 노후, 음식료 등의 산업까지 바꾼다. 시장의 재편이 예상된다. 즉, 걸릴지 안 걸릴지 모를 병에 대해서 수많은 보험을 들고, 수많은 약을 먹는 우리, 이제 그런 시대가 끝나가는 중이다. 또한 고령사회가 아닌 치매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치매의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기에 치매 사회를 행복한 기억상실자의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한자 癡(치)는 疒(병들어 기댈 녁)과 疑(의심할 의)로 분해된다. 치매(癡呆)의 치(癡)는 疑(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길을 헤매는 사람을 표현함)가 병들어 기댄 상태를 나타낸다. 길을 헤매지 않으려면, 그 길을 자주 걸어야 한다. 고령화, 고령, 초고령 사회로 진전되어가는 밀물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행복한 기억상실자, 즉, 좋은 일은 기억하고 나쁜 일은 잊어버리는 기억상실자로 거듭나려면 많이 걸어야 한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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