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목수이야기 13 배 만들기 (8)

마광남 주주통신원l승인2020.09.01l수정2020.09.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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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 만들기

배의 제작에 있어 모든 배를 다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현재도 사용하고 있으며 쉽게 만들 수 있고 함부로 부리기에 좋은 해추선(海鰍船)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다. 그것은 해추선에 갑판만 깔면 어선 등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 배가 모든 배들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 <그림 32> 해추선 모형

이 배를 두고 현재는 채취선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김이나 미역 등을 채취하는데 사용한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용도에 따라 해추선(海鰍船). 농토선(農土船), 토선(吐船), 해채선(海菜船)이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배들 중 개인 소유의 배는 지토선(地土船)이라고 구분하기도 하였다. 50년대 중반까지도 이곳 완도에서는 실제로 해추선(海鰍船)이라고 했다(<그림 32> 참조).

이 배는 비교적 작은 배로 길이가 약 18자~20자정도이고 너비는 5자 정도이며, 삼의 높이는 대략 1자5치 정도인 작은 배이다. <그림 31>의 배는 매년 완도에서 장보고축제 때 노 젓기 경기를 하는 배다.

▲ <그림 31> 노 젓기 경기 모습

이러한 배를 만들려면 우선 도면이 있어야 하는데, 저자가 일을 배울 때는 그러한 도면이 없이 선생이 하는 것을 보고 말 그대로 어깨 너머로 배워야 했다. 그렇다고 물어 볼 수도 없고, 설상 물어 본다고 해도 체계적인 이론을 말해 주지도 않지만, 물어 볼 수도 없는 것이 당시의 상황이었다.

배를 만들 사람이 어떤 배를 몇 자 크기로 만든다고 하면 통상 해오던 경험에 비추어 만들어 왔다. <경세유표>의 기록을 보면 배 만드는 것을 보니, 자[尺]를 쓰지 않고 다만 눈어림으로 하며 재목이 고르지 않으므로 재목에 따라서 배 모양이 달라졌다.

“바닥은 짧으면서 뱃전은 길고, 바닥은 좁은데 보[梁]는 넓으며, 몸통은 작으면서 키(舵)는 길고, 몸통은 큰데 돛대는 짧다. 그리하여 머리와 꼬리가 서로 맞지 않아 배(腹)와 등(背)이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당겨져서, 키를 틀어도 뱃머리가 돌려지지 않고 돛을 펼쳐도 뱃머리가 앞서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본다면 손가는 데로 배를 만들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배 만드는 것은 그렇게 이어져 왔다. 그래서 흔히들 주먹구구식으로 한다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이러한 것이 결코 옳은 것은 아니지만 목수들 중에는 자기만이 알아볼 수 있는 가(假)도면을 만들어 쓰곤 했다.

그렇게라도 하는 목수는 그래도 다행이었다. 그것마저도 없이 진짜 주먹구구식으로 배를 만들다보니 같은 사람이 만든 배라도 여러 척을 만들다 보면 각기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지곤 했다. 그러나 노련한 목수들은 그렇게 하여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든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할 정도였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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