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이 출몰하는 것은 죽은 자의 죽음이 애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선덕 소설 '더 세월' 중의 한 구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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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태풍이 유난히 한반도를 빈번하게 찾아오는 것은, 태풍속에 실려있는 억울하게 죽은 뭇 생명들의 혼백이 저들의 죽음을 애도받기 위해 찾아오는게 아닐까?

'행정부와 국회와 사법부가 미연에 충분히 안전사고에 대비했더라면, 매해마다 졸지에 닥친 비명횡사로 인한 가족과의 사별을 모면했을 이땅의 수백 수천명의 힘없는 민초들의 원혼과, 조류독감과 구제역 등의 각종 전염병으로 도살 처분과 생매장으로 구천을 떠도는 수백만 수천만 마리의 가금류와 돼지, 소들의 혼백이 태풍의 기운을 빌어 이땅을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라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오죽하면 태풍을 생명체에 비유하며 '태풍의 눈'이라고 지칭하겠는가?)

이제라도 뜻있는 개인과 시민단체와 관계자들끼리라도 다음주 초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진로가 예견된 초강력 10호 태풍이 그동안 여러 태풍으로 만신창이가 된 한반도를 할퀴고 가지 않도록, 저 아랫녁의 진도에서 '씻김굿'이라도 벌여 원혼들의 넋을 달래줌으로써 제10호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도록 기원하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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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허익배 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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