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목수이야기 14 배 만들기 (9) 선목(船木), 목도, 톱질

마광남 주주통신원l승인2020.09.06l수정2020.09.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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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목(船木)의 준비

먼저 배에 사용할 나무를 준비해야 한다. 그 배에 사용할 목재를 준비하려면 먼저 수종을 정해야 한다. 수종의 선택은 내부와 외부재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선목(船木)은 소나무를 써왔다. 소나무 중에서도 황장목이라고도 하는 홍송(紅松, 참솔)을 사용하였다. <왕조실록>에는 변산의 소나무(黃腸木)가 다 없어져 배무이 장소를 완도로 옮겨야 한다는 기록이 있다. 배 만드는 소나무가 전국의 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특정지역에만 집단 자생지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외부용재는 삼나무(스기나무)를 쓰지만 내부용재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 삼나무는 소나무에 비하여 연하기 때문에 내부용재로는 쓰지 않고 외부용재로만 사용한다. 내부용재는 지금도 소나무를 쓴다. 외부용재로 쓰는 삼나무는 수분 흡수력이 소나무보다 적기 때문에 배의 사용연한이 길어서 선호한다.

그래서 배의 밑과 늑롤 등 내부용재는 소나무를 쓴다. 지금이야 접안시설이 좋아서 그렇지 않지만 옛날에는 자갈이나 모래 또는 바위 등에 그대로 배의 밑이 닿기 때문에 질긴 소나무를 쓴 것이다.

그럼 선 재목은 어떻게 고르는 것일까? 지금이야 제재소가 있어서 그곳에 가서 마음대로 나무를 골라올 수 있으나 옛날에는 선 재목을 구하기 위해서는 산에 올라 용도에 알맞은 나무를 골라서 벌목을 하고 그 나무를 사용할 곳(배만들 장소)까지 옮겨와야 하는데 장정 10여 명이 동원되어도 힘겨운 일이었다.

2) 목도(나무 운반하기)

산에서 벌목한 나무를 사용할 장소까지 옮겨와야 하는데 옮겨오는 방법이 당시로서는 목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목도란 다음의 그림처럼 옮길 나무에 줄을 걸고 가로 막대(목도채, 틀가락)를 끼우고 사람이 좌우에 서서 어깨에 메고 옮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굵기와 길이에 따라 6명이 하면 6목도, 8명이 하면 8목도, 10명이 하면 10목도라고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나무를 산에서 내리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모든 일이 산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파른 산 비탈길도 있지만 때로는 길도 없는 산속을 해치고 나와야하기 때문에 한사람만 잘못하여 발을 헛딛기라도 한다면 모두가 다칠 수가 있어서 매우 조심하여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사전에 방지하고 힘도 덜기 위하여 목도를 할 때 하는 목도소리가 있다. 일종의 노동요이다. 옮기는 발을 맞추기 위한 구령과도 같다. 이 소리를 목도소리라고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목도소리는 완도지방에서 하던 목도소리다.

허여- 허여차 허여 허여차 허여
내려간다 발 조심, 진데 있어 주춤주춤
허여차아 어여차, 허여차 허여 놓고.

이러한 소리 중 ‘진데’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비가 왔거나 물이 있어 질펀한 곳이 있으니 미끄러질까 조심하라는 말이고, '놓고' 라는 말은 목적지까지 다 왔으니 내려놓으라는 말이다.

이 소리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소리라고 이상하게 들을지 모르지만 반복되는 소리임에도 그 소리는 아주 힘이 있으면서도 경쾌하여 듣고만 있어도 흥이 날만큼 듣기 좋은 소리다.

▲ 목도를 위한 준비작업(출전: 사진으로 본 조선시대)

3) 톱질

목도로 옮겨온 나무들을 용도에 맞도록 켜야 하는데 앞서도 말했듯이 지금이야 제재소에 가서 켜오면 되지만 1800년대에는 <그림 34>처럼 톱을 위 아래에서 두 사람이 잡고 톱질을 하여 나무를 켰다.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림 35>와 같은 톱으로 혼자서 판재를 만들어서 사용하였다(<그림 35>의 큰톱을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는 거두라고 한다.).

▲ <그림 34> 거두(록고, 흑대기)
▲ <그림35> 거두(록고, 흑대기)

비교적 큰 재목들은 이렇게 해서 사용하였으나 배의 내부용재인 고부랭이(늑골)처럼 작은 나무들은 도끼로 깎고 다듬어서 사용하던 것이 70년대까지도 계속되었다. 당시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시대였다.

지금은 선 재목을 거의가 삼나무를 쓰고는 있지만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때는 러시아산도 수입되어 태풍피해선박의 보조로 쓰기도 하였으니 나무가 너무 강하여 못을 치기조차 어려운 나무로 사용을 기피하였다.

우리나라의 삼나무도 있긴 하지만 큰 나무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옹이가 많고 일본산에 비하여 더 강하기 때문에 사용을 기피한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삼나무를 많이 심어서 훗날이라도 우리의 나무로 배를 만들어야 한다.

산림 소득도 소득이지만 FRP로 배를 만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으로 인한 오염이 심각할 정도인데 국가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지 알면서도 모른 채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더 늦기 전에 나무로 대체가 되어야 한다. 나무로 배를 만들어도 관리만 잘 한다면 30년 이상을 사용해도 아무렇지 않다.

또한 폐선 처리를 할 때 나무로 만든 배는 기름만 제거를 하고 바다 속에 가라앉게 하면 자연스럽게 고기 아파트가 되고 자연의 순리대로 썩어서 없어진다. FRP는 수백 년이 가도 썩지 않아서 그 공해는 이루 해아 릴 수가 없다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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