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목재의 건조

배 만들 나무의 준비가 다 되었다고 바로 배를 만들 수는 없다. 왜냐하면 목재가 건조되지 않는 상태에서 배를 만들면 나중에 나무가 마르면서 틈새가 생겨서 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목재를 건조하는 데는 최소한 90일은 잡아야 한다.

나무를 말리는 것도 장소나 방법에 따라서 건조율이 다르다. 또한 나무의 두께에 따라서도 건조일수의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먼저 바닥에 고임목을 놓고 판재를 쌓아 올리는데 판재와 판재의 사이에 1~1.5치 정도의 각목을 넣고 쌓아야 통풍이 잘되어 건조일수를 줄일 수 있다.

밀폐된 공간이나 건물 안에서 말리는 것보다는 야외에서 말리는 것이 더 잘 마른다. 다만 야외에서 말릴 때 눈이나 비를 가려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말리려는 나무가 많으면 노지에 쌓으면서 피죽(나무의 껍질부분, 목피)을 따로 모아 두었다가 마치 강원도의 너와집 지붕처럼 덮어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대로 두고 말리는 것이 제일이다. 나무를 쫙 펴서 말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말리면 나무가 뒤틀려서 사용하는데 몹시 불편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쓰지 않는다.

 

5) 배무이 장소

목재의 건조가 끝이 나면 배를 만들어야 하는데, 먼저 배를 만들 장소를 정해야 한다. 지금이야 장소가 정해지면 모든 것을 자동차에 싣고 가면 되지만 저자가 일을 배울 때만 해도 몇 십리고 공구를 지게에 짊어지고 가야 했다.

배를 만들 곳이 다른 섬일 경우에는 나룻배를 타고 가서 또 몇 십리를 걸어서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도 스승들은 나 몰라라 하고 교대는커녕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배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의 집에 도착하면 일몰시간이 되는 것이 다반사였다. 우선 주인과 배 만들 장소에 대해 상의를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인집 마당에서 배를 만들었다.

그 집의 마당이 좁으면 마을의 넓은 공터에서 일을 하기도 하였다. 그럴 때는 이웃 주민들이 서로 고생한다고 격려도 해주었다. 때로는 참도 같이 먹으면서 농담도 하는 정겨움도 있었다. 무거운 것을 옮겨야 할 때는 마치 자기들의 일인 것처럼 거들어 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하면서 배가 다 만들어지면 배를 바다로 내려야 하는데(進水) 이때는 온 동네의 행사가 되었으며 잔치분위기와 같았다.

요즘은 그러한 정들이 다 없어지고, 옆집에서 무슨 일을 하던 나와는 무관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살아가는 삭막한 세상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시끄럽다, 먼지난다고 바로 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소를 정할 때 잘해야 한다.

특히 도심 부근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농촌지역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어느 정도는 이웃을 위해 참아줄 줄 아는 그러한 마음이 남아있다. 이러한 정이 넘치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장소가 정해지면 배의 밑을 올릴 고임목을 설치해야 한다.

 

6) 고임목

고임목은 <그림 36>처럼 설치한다.

▲ <그림 36> 고임목

고임목의 크기는 4~5치 정도의 각목이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지면으로부터 대략 50cm 정도 위에 설치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배의 밑에 간답 등을 붙일 때 볼트를 박아야하기 때문에 공간이 없으면 배의 밑으로 들어가서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밑과 부자리 삼을 붙일 때도 이러한 공간이 없으면 못을 칠 수가 없다. 설치 방법은 <그림 36>과 같으나 두 개를 설치하여 앞뒤에 놓는데 두 개의 간격은 고물 쪽의 것은 밑을 구부려 올릴 지점에 설치한다. 이물 쪽의 것은 이물로부터 고물 쪽으로 약 3자 지점에 설치하지만 배의 크기에 따라서 조정 설치하면 된다.

고임목을 설치할 때 단단히 해야 하지만 특히 고물 쪽은 더 단단히 해야 한다. 고물 쪽은 배의 밑을 휘어서 올릴 때 많은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약하면 위로 뽑혀 올라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설치할 장소가 콘크리트라면 엥카를 사용해야 한다.

설치된 고임목은 전후좌우의 수평이 맞아야 한다. 만약 수평이 맞지 않으면 배를 만들어 놓았을 때 찌그러진 형태의 배가되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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