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 이하 님의 그림

 

 

 

 

 

 

 

 

 

 

 

 

 또 다른 조국이 오고 있다

     
                   - 김형효 

 

오곡이 익어가듯 익어가고 
가을 들판에 황금처럼 물들어가고
우리네 조상님네 은덕으로 깊어지고 
그렇게 또 다른 조국이 오고 있다.
2020년 한가위에 오고 있지.
7.4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던 날에는 하나된 깃발도 없이 허망했었지.
그렇게 허망한 세월에도 우리는 헐벗은 상태로 거뜬히 주춧돌 하나 마련했지. 
그렇게 길고 긴 압박과 설움에 미합중국놈들과 일본놈들 틈바구니에서도 우리는 차가운 얼음 강물 속에서 뜨거운 눈물로 속을 채우며 이겨냈지.
그렇게 조국을 하나로 묶어낼 기본합의서도 만들어냈지.
보란듯이 보란듯이 그러다 돌뿌리에 채이듯 얼크러지고 넘어지고 채이며 이겨오던 세월속에서 또 다시 세계인  앞에 선언했지. 
"우리는 하나다!"
평양 순안 공항을 내딛던 남녘의 정상을 북녘의 정상이 얼싸안으며 깃발을 들었지. 
우리 민족은 함께 만세를 외치며 장엄히 세계만방에 백의민족의 위대한 기상으로 한반도기를 높이 높이 휘날리며 아리랑을 노래했었지.
그렇게 우리들에 합의서는 마련되었고 남북정상은 서로 어깨를 치켜세워 세계만방에 또 다시 세계인에 고했지.
"우리는 하나다!"
그리고 또 다시 조국에 닥친 시련은 미합중국놈들과 일본놈들의 거친 방해와 압박이 장애물이 되었지.
하지만 우리는 포기할 수 없는 민족의 사명으로 다시 조국의 통일을 위해 남북의 정상이 만나 두 손 맞잡고 또 한 번 "우리는 하나다!" 외쳤지.
그렇게 외치고 외치며 우리는 한반도의 기상을 알리며 깃발을 높이 들며 사해의 민족이 드세게 어울려 통일아리랑을 함께 노래불렀지.
오늘도 그렇게 내일도 또 우리는 그렇게 외쳐왔고 또 외치리라.
"우리는 하나다!"
날이 밝으면 이제 뜻을 이루리. 
믿고 믿고 기대하고 기대한 우리의 희망은 
또 다시 거대한 훼방꾼 미합중국놈들과 일본놈들에 의해 
길이 막혀 압박과 설움을 강요받아야했다.
분단 이후 멈추지않고 자행된 제국의 굴레, 제국의 사슬에 묶인 조국의 비참을 겪어야했다.
울분을 품고 살아온 분노를 다시 견디며 분단 세월의 고통을 넘듯 남북정상은 손맞잡고 세계가 바라보라며 분단선을 함께 넘어섰다.
그렇게 남과 북이 이어온 또 다른 조국으로 가는 우리 남과 북이 함께 만들어낸 장엄한 분노의 역사가 있다.
그렇게 오고 있다.
어제의 억울과 압박의 세월 하나 둘 장막처럼 걷어내고 내일로 헤쳐가는 또 다른 조국이 해맑고 벅차게 다가오고 있다.
남북정상이 함께 지워버린 분단선 위에서 이제 깃발을 들고 이제 서로 손에 손 맞잡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통일의 노래 크게 부르며 가자. 
저기 저기 다가오고 있는 
또 다른  조국으로 신명나게 가보자.
그렇게 "우리는 하나다!"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 <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 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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