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돛단배를 한자로 ‘범선(帆船)’이라고 표기하지만 어민은 ‘풍선(風船)’이라고 한다. 돛은 노와 함께 범선의 추진 기구로서 아주 중요하다. 돛은 바람을 이용해 배를 추진시킨다. 바람이 없으면 쓸모가 없는 것이 또한 돛이다.

배는 범선, 범노선, 노선으로 구분한다. 범선은 말 그대로 돛배다. 이 배는 바람이 없으면 전혀 움직일 수 없다. 바람이 없으면 닻을 놓은 채 정박하고 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를 보면 신풍(信風)이 불지 않아 닷새 동안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범노선(帆櫓船)은 바람이 있으면 돛으로, 바람이 없으면 노로 움직일 수 있다. 다만 배가 아주 크면 노 한두 개로 배를 움직이긴 힘들다. 조선 시대의 판옥선이나 거북선은 노가 16~20개까지 있었다. 근대의 어선인 숭어건착망어선은 노가 5개였다. 근대선인 중선배(안강망어선)와 옹기 배는 등장했을 당시엔 아주 큰 배였는데(전장 14~17m 정도), 선미 좌우측에 두 개의 노가 설치돼 있었다. 육지에 접안하려고 할 때 노를 이용했다.

노선은 돛 없이 한 개의 노만을 가진 자그마한 해추선(海鰍船)이다. 이 배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움직일 수가 없다. 필자도 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해본 경험이 있다. 바람이 불면 삿대를 돛대로 삼고 홑이불, 짚 가마니 등을 돛처럼 만들어 이용하곤 했다.

편집: 정지은 편집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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