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31일치 <한겨레>에서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특별기고 '평범한 자들의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의 현행 선거제도에 대해 상세하게 논평 했다. 국민들이 정치지도자를 선출할 때는 그 사람됨에 기대를 걸지만, 정말로 사심 없고, 덕망 있고, 유능한 지도자나 위대한 정치가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또 필자는 오늘날의 선거가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책임을 묻는 기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가 계급’이라는 새로운 특권계층의 권력향유를 합리화하는 형식적 절차로 타락해버렸다고 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비례대표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올바른 판단이다.

그러나 꼭 정치가라는 직업인만이 그럴까? 인간은 원초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존재다. 그렇다고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와 같이 직접민주주의를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어차피 선거제도란 필요악이다. 선거로는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을 택할 수는 있다. 최선이 아니기 때문에 기권한다든가, 선거에 불참하는 것은 바로 차선도 포기하고, 도리어 악의 편에 무기를 쥐어주고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된다. 또 임기가 있는 선거는 나쁜 지도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방법이 된다.

그러므로 유권자 개개인이 양식을 발휘하여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더 긴요하다고 본다. 다 똑같은 놈들, 그놈이나 저놈이나 마찬가지지, 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은 자기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까지도 포기하는 것이다. 다만 비례대표를 늘리건 안 늘리건 그보다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현행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선출직의 급료와 각종 특혜를 대폭 축소하여 부분적으로나마 봉사정신을 갖도록 하는 국민운동을 전개하는 일이다.

[해당기사 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02472.html 

편집: 이동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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