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친구가 내 짝이 될까?' 지난달 말일은 경기도 덕양구에 있는 유진민속박물관에 간 날. 서울 은평교육복지센터(센터장 라미영)가 시니어돌봄활동가와 그동안 교류한 관내 초등학생들과의 정서적인 마음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은평교육복지센터에서 나의 케어쿠킹 짝궁이었던 성길(초6 가명)이는 다른 분과 짝이 되었고 내 짝은 이번에 처음 만나는 민식(가명 초3)이였다. 성길이는 나와 짝이 안 된 것이 아쉬운 듯 보였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대신 장난기 많은 민식이가 내손을 잡고 있다.

박물관에 도착해 천연염색 체험 중 흰 파우치에 염색용 크레파스로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다. 민식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길래 내가 이런저런 의견을 주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그냥 고집스럽게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하는 모습이 오히려 귀여웠다. 내가 그린 그림을 민식이가 염색을 해주었다. 그리고나서 빨래줄에 걸어 주었다.

강정 만들기도 열심히 했다. 만든 것을 시식할 때 내 입에 먼저 입에 넣어주는 배려도 한다. '다례'는 차를 통한 예절을 익히고 배운다. 다기하나 보자기 하나에 근엄함과 엄숙함이 있어 불편할텐데도 잘 적응했다. 나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아 민식에게 주었더니 잘 먹는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교감하고 정을 나누는 일.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 고맙다. 내가 서슴없이 '봉사'에 나서는 이유다. 힐링 받고 오는 차 안에서 나는 이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자라서 세상을 더불어 행복하게 만드는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 이동구 에디터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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