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는 우리 것] 이상직 주주통신원

“금수강산이 제아무리 좋아도 정든 님 없으면 적막강산이라
무심한 저 달이 왜 이다지도 밝아 울적한 심회를 어이 풀어 볼가
뒷동산 숲속에 두견이 우는 소리에 임 여읜 이내몸 슬퍼만 지노나
귀뚜라미 뉘 못잊어 울어울어 밤새우고 이 몸도 임을 잃고 이 밤을 울어 새우네"

척박한 땅에서 삶을 이어온 함경북도 사람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낸 민요 ‘애원성’ 일부입니다. 함경도 사람들은 이 노래를 일을 할 때도 부르고, 이곳저곳 다닐 때도 불렀으며 힘들고 고단할 때 흥얼거리며 마음을 달랬던 노래지요. 또 고향을 등지고 온 실향민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을 표현하는 망향가일 수도 있습니다. 애원성은 2005년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지요.

지금 북녘에서는 맥이 끊겼지만 현재 남녘에서는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함북민속예술회 김길자 회장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함경북도의 애원성 말고도 평안도 안주 지방에서 부르는 ‘안주 애원성’이라는 민요도 있지요. 이 노래는 베를 짜려고 실을 잣던 아낙네들이 부르던 노래입니다. 그래서 '물레타령'이라고도 하는데 가사에는 아낙네들의 고달픈 생활에 대한 푸념이 담겨 있어 '흑흑'하는 흐느낌 소리가 들어 있기도 합니다.

민요 애원성은 남녘에서 실향민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을 담은 망향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남북이 통일이 된다면 애원성이 아니라 기쁨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겠지요?

이상직  ysang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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