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 송파에 산다. 하지만 일터는 동해시다. 매주 월요일이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동해시에 간다. 3시간이 걸린다.

아침마다 동해시 천곡동에 있는 한섬을 보면서 산책한다. 1.3km의 솔밭 길과 힘찬 파도, 그리고 매번 볼 때마다 숨이 멎을 듯 황홀한 일출이 늘 함께 한다.

막 동이 트면서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가는 아침은 한가로이 산책하며 사색하기 참 좋은 시간이다. 바다로 솟는 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도 다짐하고, 성난 파도, 닳은 바위를 볼 때면 수천, 수만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별의별 일들이 스쳐지나가기도 한다. 어제 일도 생각나고 오늘 할 일도 정리한다. 어떤 곳에선 저절로 유행가가 흘러나온다.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시간이다.

이 한적한 시간.... 훗날 뒤돌아보면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평화롭고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조범섭 주주통신원  cbsf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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