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하늘도 이렇게 푸르고 아름답답니다.

▲ 한강의 물색과 너무 잘 어울리는 서을의 가을 하늘

며칠 전 여의도 국회에 갈 일이 있어서 버스로 한강다리를 지나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손에 든 카메라의 스위치를 돌리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한강의 그 끝없이 파란 물결과 맞닿은 가을 하늘의 파란 색조에 반하여 무작정 달리는 찻속에서 셔터를 눌러 대었다.

‘이중에서 쓸 만한 사진 몇 장이야 건지겠지?‘ 이런 마음에 닥치는 대로 셔터를 눌러 대었더니 그 잠깐 사이에 꽤 많은 사진이 찍혔다.

▲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한강과 가을하늘

파란 한강의 물결과 가을하늘!

그 파란 색조의 어울림은 어느 수평선의 그것에도 지지 않을 만큼 맑고 푸르고 시원하였다.

너무 서두르다 보니 버스 찻창의 잠금장치가 사진의 일부로 들어앉은 사진도 생겼지만 그래도 가을 하늘과 한강의 파란 색조는 여전히 아름답고 시원스러웠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들어선 마천루들, 그 많은 빌딩들 속에 단 하나의 나의 자리는 없어도 서울은 항상 만원이다.

빌딩 숲과 어울린 파란 가을 하늘, 어쩜 서울은 항상 짓뿌연 매연 속에서 살고 있다고 여길 분들께 이 환한 가을하늘은 뜻밖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건 순전히 달리는 찻속에서 찍은 가을 하늘이다.

▲ 배가 지난 한강의 물결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이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의 한쪽 구석에 유리창에 비친 영상이 약간씩 보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었을 것이다.

이 파란 가을하늘, 그리고 저 푸른 한강물은 우리 서울이 그렇게 공기의 질이 나쁜 도시가 아니고, 생각보다는 훨씬 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숨쉬고 있는 도시 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가을 하늘을 이고 서 있는 국회의사당은 한 없이 맑고 아름답지만, 저 속에서 의원님들은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가을 하늘 같은 맑고 밝은 사회를 위한 법안을 만들고 있을까?

▲ 파란 가을하늘을 이고 서 있는 국회의사당

그래서 국회 정문 앞에서 의원님들에게 좋은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나섰다가, 이렇게 파랗고 평화로운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국회의사당을 담을 수 있었다

이날도 나는 국회 정문 앞에서 벌어지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의 참여단체 대표로 [공적연금강화 사회적기구 과제요구발표 및 논의촉구 기자 회견]장에서 참여단체의 대표 발언을 하기 위해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공적연금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자리이었다. .

노인들을 위한 공적연금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니까 흔히들 지금 당장 노인들에게 혜택이 더 돌아오기를 바라는 요구인줄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 못 알고 있는 일이고 사실은 앞으로 20년, 30년 후의 노인세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새로운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마련할 법안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하여 지금의 젊은이들이 노인세대가 되는 2060년 무렵이면 지금보다 3배나 더 많은 노인부양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로 현재 노인들에게 당장 돌아오는 혜택은 단돈 십 원도 챙겨지는 것이 아닌, 장래를 위한 법안이다. 그래서 이를 위한 협의 기구에서 장차 노인들에게 부담 없이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이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장래를 위한 이 법안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과도한 짐을 지우는 악법인양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신문에서는 [젊은이들의 꿈을 빼앗는 악법]이라고 호도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저 파란 가을 하늘을 두고 이 법안의 어디에 지금 당장의 노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를 바라는 조항이 단 한 줄이라도 있는지를 살펴보고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노년유니온의 위원장 자격으로 대표발언에서 분명하게

“그러나 기자여러분, 그리고 이 땅의 젊은이들이여!

지금 우리가 외친 것은 앞으로 20년 후 아니 3,40년 후 바로 여러분들이 누릴 혜택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똑바로 보고, 똑바로 알아주시기 바란다.]라고 외쳤다.

▲ 의사당정문 앞 공적연금강화 기자회견장

우리는 지금 이렇게 노인빈곤률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암담한 세상이 아니라, 저 파란 가을하늘처럼 행복한 세상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공적부조의 비율을 높여서 20년 이상 일한 젊은이들이 은퇴를 하면 직장에서 받은 월급여의 50% 정도는 받을 수 있도록 연금법을 개정하여서 지금의 젊은이들이 은퇴를 할 때에는 노후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일부 언론이나 어느 정치적 단체의 호도에 속지 말고 정말 저렇게 파란 하늘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노후를 맞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 빌딩 숲사이로 보이는 가을하늘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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