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단배 항해법2: 뒤바람항해법

마광남 주주통신원l승인2015.09.21l수정2015.09.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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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항해 시엔 이물이 위로 약간 올라오지만 뒤바람항해 시엔 이물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항해할 땐 돛대 꼭대기에 엄청난 힘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앞돛을 작게 만드는 건 배가 물속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 뒤바람항해를 하는 배

뒤바람항해를 할 땐 앞 돛이 뒤 돛에 가려 바람을 전혀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그림1처럼 항해 시 돛이 좌우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돛이 세 개인 배는 맨 앞에 있는 돛이 바람을 전혀 받지 못해 춤을 추듯 흔들거릴 수 있다.

뒤바람항해 시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용승(龍繩)’이라고도 불리는 도르래줄이다. 돛을 올리는 줄로, 어민들은 용두줄이라고도 한다. 이 줄은 돛대가 세워진 멍에의 왼쪽에 박혀있는 직경 3cm 정도의 나무에 묶는다. 마치 자동차에서 바를 묶는 방법으로 끼어서 묶어야 한다. 이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줄을 풀어 돛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묶는다. 줄을 풀 땐 끝 부분을 놓쳐선 안 된다. 줄을 놓치면 파도 속에서 돛대를 눕힌 뒤 다시 돛을 올리는 힘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항해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항해 중 치가 부러지는 경우가 한 사례다. 치가 부러지는 건 자동차의 핸들이 부서지는 것과 같다. 이 경우 돛을 먼저 내린 뒤 같은 길이의 줄 두 가닥을 배의 양옆에서 뒤쪽으로 가도록 펴야 한다. 앞 돛에 바람을 가두면 뒤쪽으로 늘어져 있는 줄에 걸리는 물의 저항으로 인해 배가 항해 방향을 유지할 수 있다. 방향을 유지하되 가장 가까운 육지 쪽으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한편 특정 줄을 당김으로써 배의 방향도 전환할 수 있다. 한쪽 줄을 조금 당기면 그 반대편으로 배가 돌아간다. 이는 당기는 쪽의 줄이 길이가 짧아졌기에 해당 줄에 걸리는 물의 저항이 작아지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항해할 땐 뒤 돛은 올리면 안 된다.

만약 치와 노가 다 부러진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닻이 매어져 있는 닻줄을 저층에 닿지 않게 물속에 넣고 이물에 고정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배가 바람 방향을 향해 똑바로 선다. 이후 바람이 가는 대로 흘러가면서 구조되길 기다리면 된다.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옛날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던 듯하다. 숙종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기록돼 있다.

천 리 남녘 바다 잘 건너기 어렵고/ 거센 바람 곡식 운반 또한 쉽지 않도다/ 선박 모두 무사함을 알려왔으니/ 환과(鰥寡)를 구제하는 하늘의 뜻이 분명 하도다

곡창인 호남에서 출발한 배가 곡물을 싣고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임금이 기뻐하면서 남긴 시다. 3월이면 봄이라 비교적 날씨가 좋은 시기였을 텐데 이렇게 임금이 걱정했던 것을 보면 당시에도 항해 중 많은 배가 사고를 당했던 것 같다.

편집: 정지은 편집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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