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상들은 뭔가 소원을 들어줄만 한 바위에서 기도를 드리곤 했다. 이 때 근처에 밥을 지어먹을 물이 꼭 있어야 했다. 불교가 들어오면서, 이러한 기도처 바위 중에 부처님을 새겨놓고 기도를 드린 바위들이 전국에 있다.

이러한 부처님이 관악산에도 곳곳에 계신다.

먼저 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 (奉天洞 磨崖彌勒佛坐像)

낙성대에서 능선삼거리를 가다보면 상봉약수터가 있는데 바로 그 아래 있다. 역시 약수터 근처이다. 1982년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되었다.

▲ 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 (奉天洞 磨崖彌勒佛坐像)

문화재청 설명에 따르면

'서울 관악산 북쪽 중턱의 거대한 절벽 바위 면에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불상으로, 미래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륵불을 형상화한 것이다.

민머리에 상투 모양의 둥근 머리묶음이 낮게 표현되었으며 얼굴은 갸름한 편이다. 늘씬하게 표현된 신체와 둥글게 깎인 어깨 등으로 보아 상당히 우수한 조각가의 작품으로 보인다.

이 불상은 1630년이라는 절대연대를 가지고 있어서 조선시대 조각사 편년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며, ‘미륵존불(彌勒尊佛)’이라는 글을 통해 17세기 조선사회에도 미륵신앙이 유행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따라서 17세기 조선시대 불상을 대표하는 기준이 될 만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관악구청 홈페이지에서는

'이 불상은 관악산 북쪽 중턱에 있는 가로 5m, 세로 6m의 큰 절벽바위 면에 사람 크기만 하게 미륵불의 앉은 모습을 얕은 돌을 새김으로 조각해 놓은 조선시대의 미륵불 좌상이며, 1982년 11월 23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되었다.

불상 오른쪽에 새겨져 있는 명문에 의해 이 불상이『미륵존불(彌勒尊佛)』이며, 승정 3년, 즉 인조 8년(1630) 4월 박산회(朴山會)부부의 시주에 의해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왼쪽으로 비스듬히 앉아있는 특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광배(光背), 대좌(臺座)는 완전한 편이다. 머리의 육계, 소방의 머리칼, 다소 풍성하게 보이는 갸름한 얼굴 등은 상당히 우수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늘씬한 체구나 타원형의 어깨 등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는데 17세기 불상으로서는 뛰어난 솜씨로 조선조 조가사편년 설정에서 절대적인 자료가 되며 또한 미륵존불이라는 명문은 확실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17세기 조선조 사회에도 미륵신앙이 상당히 유행되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 따라서 이 마애미륵불은 17세기 조선조 불상을 대표하는 기준이 될 만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홍촌마애승상(洪村磨崖僧像)

용운암마애승용군이라고도 부른다. 과천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문원폭포 가는 길 용운암 앞에 있다. 아랫마을에 남양 홍씨들이 많이 살던 홍촌이 있었다..

▲ 용운암마애승용군

과천사지의 설명에 의하면

'홍촌마애승상은 용운암 약 20m 전방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나지막한 등성이를 넘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용운암은 요사채를 겸한 법당과 산신각 1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법당 내에는 근년에 조성된 부처 3구와 탱화, 1983년(불기 2527)에 조성한 동종 1기가 있다. 용운암(龍雲庵) 현판은 백파(白波)의 글씨로 119×36㎝의 크기이다. 1970년에 신축된 산신각은 맞배지붕에 정면 1칸, 측면 1칸 규모의 건물로, 내부에 산신탱화 3점이 봉안되어 있다. 법당 뒤편에는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관을 쓴 얼굴이 선각된 판석이 1매 있다. 판석은 길이 67, 폭 49, 두께 9㎝의 크기로 상단에만 조각되어 있다. 용운암을 창건한 법성이 토굴을 짓고 수도하던 중 새겼다고 한다.

홍촌마애승상은 높이 175, 폭 200, 두께 110㎝의 바위에 조각되어 있다. 그 앞에는 2개의 석주형 바위가 있어 마치 입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바위의 안쪽에는 근년에 새긴 것으로 보이는 ‘소림문’, ‘금강굴’이란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홍촌마애승상은 우리나라 마애상이 대부분 불상을 새긴 데에 비해서 승려의 얼굴을 조각한 점, 그리고 2개체가 측면상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상단에 3구, 중단에 2구 등 활짝 웃고 있는 다섯 승려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각각 형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상단

- 상단 좌측상 : 측면상이다. 머리 위에는 음각선을 돌려 빗물이 직접 얼굴로 흐르지 않도록 하였다. 얼굴에는 눈썹과 코, 미소 띤 입이 묘사되어 있다. 특히 턱 부분은 두툼하게 처리하여 볼륨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폭 9, 길이 15㎝ 크기이다.

- 상단 중앙상 : 전면을 응시하는 상이다. 머리는 삭발 형상이며 얼굴에 귀, 눈, 볼록한 코와 반쯤 벌려 웃고 있는 입이 묘사되어 있다. 얼굴 왼쪽은 자연적인 1단의 턱이 있어 좌측상과 경계를 이룬다. 오른쪽에는 비교적 판판한 면이 형성되어 식물의 잎과 줄기가 상면으로 조각되었는데, 얼굴과 인접한 부분에 연화문으로 추정되는 꽃봉오리가 양각되었다. 길이 17, 폭 13㎝ 크기이다.

- 상단 우측상 : 전면을 응시하는 상이다. 얼굴의 우측에는 자연적인 1단의 턱이 있고, 좌측과 하단에는 바위의 균열과 인공적인 홈이 있어 빗물이 얼굴로 흐르지 않도록 하였다. 얼굴과 머리는 1조의 음각선으로 분리되었는데, 얼굴에는 눈썹과 눈, 오뚝한 코, 반쯤 벌려 웃는 입이 표현되어 있다. 길이 10, 폭 9㎝ 크기이다.

▲ 중단

- 중단 중앙상: 전면을 응시하며 활짝 웃고 있는 상이다.  머리는 삭발한 형상인데 상면은 바위를 쪼아 일단의 턱을 형성하여 감(龕)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얼굴에는 양 귀,눈썹과 눈, 볼록한 코와 활짝 웃는 입이 조각되어 있다.

얼굴의 하면에도 머리와 같이 바위를 쪼아 1단의 턱을 마련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원형(圓形)을 이루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웃고 있는 스님의 얼굴이 천진한 동자승(童子僧)의 얼굴인 듯 한 느낌을 주고 있다. 길이 14cm, 폭 12cm의 크기이다.

- 중단 우측상: 측면 상으로 코로부터 이어진 1조의 넓은 양각선이 머리를 돌아 목으로 이어지며 두부(頭部)를 형성하고 있다. 측면상인 얼굴에는 눈과 입이 표현되어 있는데, 입에는 역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길이 10cm,폭 8cm의 크기이다.

- 하단: 연화문 및 지름 5cm, 높이 1.2cm의 원형 돌기가 돌출되어 있다.

여기서 문원폭포 쪽으로 조금 올라가다 우측에 '밀양 박씨 마애승상(密陽朴氏 磨崖僧像)'이 있다.

봉천동 미륵좌상은 부처님미소를 짓고 있고, 용운암마애승용군은 스님얼굴을 하고 있는데 반해 밀양 박씨 마애승상은 이웃할머니 같다.

▲ 밀양 박씨 마애승상(密陽朴氏 磨崖僧像)

과천사지에 보면

'정부과천청사 뒤편에 있는 각세도조(覺世道祖) 이선평(李仙平)의 묘를 지나 200m 정도 오르면 민묘가 나타난다. 이 묘는 과천의 도요지터 중 하나이다. 밀양 박씨 마애승상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약 5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2.2×1.4m 크기 암벽에 조각되어 있다.

조각상은 나발과 육계 등이 없고 삭발한 머리에 가벼운 옷을 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의습은 딱히 승복이나 법의라 말하기 힘들고 목에 메달 같은 목걸이가 조각되어 있다. 얼굴은 둥근 편이고 도식적으로 눈, 코, 입 등을 표시하였다. 비교적 근년에 조각한 것으로 보이는데, 암벽에 ‘밀양 박씨고업’, ‘미륵보살’이라고 한글로 각자되어 있어 밀양 박씨 가문에서 조각한 것으로 보인다. 마애승상은 남서 20° 방향을 취하고 있으며, 높이 70㎝, 폭 43㎝, 글씨 크기 10㎝이다. 연대는 미상이다.'라 되어있다.

▲ 밀양 박씨 마애승상(密陽朴氏 磨崖僧像)

마지막으로 자운암에 모셔진 약사여래마애불.

자운암은 서울대공대 제1공학관 뒤편에 있는데 올라가는 길에 서낭당이 남아있다. 최신첨단과학과, 서낭당 그리고 부처님이 공존하는 재미나는 곳이다.

두산백과에서는 자운암을 ' 1396년(태조 5) 무학대사가 관악산 중턱 골짜기에 창건한 사찰이다. 600년이 넘은 고찰로, 여러 차례 고치고 보수했으며, 1734년(영조 13)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승려 남허가 남긴 자운암 기록에 나온다. 1976년 승려 보륜이 자운암에 깃들면서 대웅전, 산신각, 칠성각을 세웠다.'라고 설명한다. 이 약사여래마애불은 근세에 세워졌다 한다.

▲ 자운암
▲ 자운암 약사여래마애불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박효삼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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