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노인 뒤주에 들어가다.

지난 2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의 청운동 주민자치센터 앞마당에서 노년유니온 주최로 열일곱 번째 노인의날 기자회견과 퍼포먼스가 진행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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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종 사무처장은 오늘의 행사를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 아니라 사도노인 (思悼老人- 노인을 생각하면 슬프다)의 날이다. 뒤주는 영조가 자신의 아들 사도세자를 가두어 죽인 곳이다. 10월 2일 노인의 날에 노인들이 뒤주에 들어가 굶어죽는 퍼포먼스를 벌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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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김선태 위원장은 노인빈곤률, 노인자살률이 OECD 평균의 3배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노인이 빈곤을 벗어나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적부조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한 사람의 노인을 17.9명이 부양해야 하지만 2060년쯤에는 한 사람의 한 사람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그래서 공적부조율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복지세를 신설해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오히려 수급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빼았고 장수수당도 폐지, 노인 연령 70세로 상향한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공적부조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 노인이 아니라 20~30년 후에 노인이 되는 지금의 20, 30대 젊은이들을 위한 운동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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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생활수급자인 김호태(68)씨는 "25일에 20만원을 주었다가 다음달 20일 수급지에서 20만원 빼고 주니 줬다 뺐는 기초연금이다. 너무 억울하다. 가난한 노인들 70%에게 지급한다던 기초연금이 정작 가장 가난한 노인인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40만명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 제도 도입 취지가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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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80세)씨는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독거노인이다. “정부에서 하는 노인일자리 급여가 2004년 20만원이었는데 11년째 20만원이다. 물가상승도 쫓아가지 못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을 더욱 빈곤하게 만든다."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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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을 적은 종이들을 차례로 보이고 나서 뒤주 속에 처넣은 다음에 김병국 노인이 뒤주 속으로 들어갔다.

오건호 '내가 만든 복지국가' 위원장은 복지정책의 잘못을 지적했다. 차상위 노인인 변영숙(67세)씨는 "단칸방에 살고 있다. 기초연금 20만원과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서 20만원을 번다. 총40만원 수입에서 방세 20만원과 약값 10만원을 지출하면 1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한다. 10만원으로 살기 어려워 틈나는 대로 폐지를 주워 3만원을 보태도 어려움은 매 한가지."라고 말했다. 노인 기준 연령이 70세로 상향되면 변영숙씨에게는 재앙이다. 기초연금 20만원을 못 받게 된다. 또한 노인 일자리 사업에도 참여를 못하게 돼 급여 20만원을 못 받는다. 변영숙씨는 단칸방에서 쫓겨나고 약을 못먹어 병을 더 키우게 된다며 자살대란을 일으키는 노인연령상향을 반대했다. 회견이 진행 되는 동안 두 차례의 구호 제창이 있자 경찰 호위버스에서는 “구호제창을 하면 시위에 해당하여 불법 집회가 되므로 강제 해산을 시킬 수밖에 없으니 구호 제창을 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연달아 방송을 하여 중단시켰다.

이어서 퍼포먼스가 진행이 되었다. 노인들이 위로 받고 공로를 인정 받는 노인의 날, 이러한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노인이 뒤주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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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의 김병국 어르신이 뒤주 속으로 들어가고 이웃의 어르신들이 뒤주를 두들기며 ‘아이고 아이고‘ 통곡을 하는 퍼포먼스가 진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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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날 노인들의 요구>

1. 기초생활 수급자 노인에게 ‘줬다 뺏는 기초연금’ 중단하라.
2. 노인자살률이 낮춰지지 않는 이상 노인연령 70세 상향 시기상조다.
3. 박근혜 정부의 장수수당 폐지 철회하라.
4. 11년째 20만원에 묶여 있는 노인일자리 급여 30만원으로 인상하라

편집: 이동구 에디터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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