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태평 주주통신원

광주광역시에는 무등산이 있다. 무등(無等)하다니... 나 같은 소인배는 참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어찌 무등할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호남출신이지만 타지를 순회하다 광주에 산지는 이제 2년차이다.

처음 무등산을 접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어찌 무등산이라 했을까?

▲ 출처 : 한겨레, 무등산 무등로

의구심이 났다. 무등(無等)은 등(等)이 없다는 것이다. 등(等)이 없다는 것은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들의 삶에서도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무등은 평등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 평등은 유등(有等)인 상하등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무등한 삶은 있는 그대로의 삶을 뜻할까? 그럼 풀나무들이 제 자리에서 자성하듯이 삶이 그렇다는 것 아닌가? 그들은 자주가 되어 자율하고 자립하지 않는가? 간섭하지 않으면 그들은 잘 살아가지 않는가? 인간도 그럴 수 있을까? 누가 정오의 시비를 가릴 수 있겠는가? 상대적이고 관계적이기는 하겠지만...

이 고장에 사는 사람들도 그러한 삶을 살라고 무등산이라 명명했을까? 무등산에는 무등로(無等路:필자 뜻으로 본 길)가 있다.

오늘도 무등산에 올라 무등로를 걷는다. 무등로를 걸으면서 무등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오늘도 그냥 하산해야 하나 보다. 다음 기회로 또 미룬다. 이순(耳順)이 되었지만 어쭙잖은 생이로다.

▲ 출처: 한겨레, 눈 덮힌 서석대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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