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태평 주주통신원
광주광역시에는 무등산이 있다. 무등(無等)하다니... 나 같은 소인배는 참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어찌 무등할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호남출신이지만 타지를 순회하다 광주에 산지는 이제 2년차이다.
처음 무등산을 접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어찌 무등산이라 했을까?
의구심이 났다. 무등(無等)은 등(等)이 없다는 것이다. 등(等)이 없다는 것은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들의 삶에서도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무등은 평등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 평등은 유등(有等)인 상하등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무등한 삶은 있는 그대로의 삶을 뜻할까? 그럼 풀나무들이 제 자리에서 자성하듯이 삶이 그렇다는 것 아닌가? 그들은 자주가 되어 자율하고 자립하지 않는가? 간섭하지 않으면 그들은 잘 살아가지 않는가? 인간도 그럴 수 있을까? 누가 정오의 시비를 가릴 수 있겠는가? 상대적이고 관계적이기는 하겠지만...
이 고장에 사는 사람들도 그러한 삶을 살라고 무등산이라 명명했을까? 무등산에는 무등로(無等路:필자 뜻으로 본 길)가 있다.
오늘도 무등산에 올라 무등로를 걷는다. 무등로를 걸으면서 무등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오늘도 그냥 하산해야 하나 보다. 다음 기회로 또 미룬다. 이순(耳順)이 되었지만 어쭙잖은 생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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