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3/4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감안하시면 좋겠다. 수차에 걸쳐 싣는다.

 

저는 대중탕을 일주에 한두 번 갑니다. 평소 집에서 씻지만 대중탕에 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심신이 곤할 때는 대중탕을 찾습니다. 그때 느낌을 작은 이야기로 적어 봤습니다.

 

작은 이야기3 : 대중탕

탕에 들어서면서

‘나, 왔어!’ 라고 인사하면

‘응~ 어서 와~’ 그가 반긴다.

‘너한테 오면 편안해~’

‘그렇지! 좋고 편안하지?’

‘뭐가 좋은데?’

‘다 벗잖아! 창조론대로 천국이지~ 진화론으로도 태초이고...’

한참을 생각하다

‘그래 맞아~ 그러네!’ 라고 답하면 그가

‘또 있지!’

‘그게 뭔데?’

‘간섭이 없잖아!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도 없고...’

‘그렇지! 난, 그게 제일 좋아!’

 

 

작은 이야기4 : 나와실(裸臥室)

대중탕 체중계에 몸을 실으면 체중계가

‘조금 올랐네!’하면

‘조금 나태하게 살았지?’하면서 쓴웃음 짓고

어떤 날엔 체중계가

‘조금 내렸네!’하면

‘부지런히 살았구나!’하고 미소 짓는다.

욕탕안 샤워기 앞에 서면 분수기가

‘왔어? 바로 서 봐!’

‘응~ 알았어~ 잘 씻어줘?’

다 씻은 후 중온탕에서 몸을 풀고, 나와실(裸臥室)로 향한다. 이곳은 인기가 좋아 때로는 대기해야 한다.

‘나, 왔어!’

‘이번엔 대기하지 않았네! 저기 목침도 있어~’

‘고마워! 자리 마련해줘서~’

‘그래 잘 쉬었다 가!’

'응~'

목침을 베고 사족(四足)을 가지런히 편 후 눈을 감고 누우면, 무상무감무위(無想無感無爲)한다. 나와실(裸臥室)! 천상천하 어느 곳이 이보다 좋을 수 있겠는가?

 

편집 : 오성근 편집인

 

김태평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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