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한충호 주주통신원

생각보다 많은 양의 나무들을 추려내어 차에 실으며 올겨울 땔감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밝아옵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염려하지 않아도 언제 어떤 식으로든 땔감들이 생겨나곤 했는데 또 성급히 앞서나가는 마음은 겨울을 앞에 두고 조금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처음 한 번은 혼자였습니다만 두 번째 부터는 두 친구의 도움을 받아 차에 싣는 것도 또 집에 와 부리는 것도 한결 쉬어졌습니다. 뜨거운 한낮 먼지 속에서 땀을 흘리며 땔감을 찾아내는 초로의 세 사내들의 입도 바쁘기만 합니다.

혼자서 일을 할 때는 침묵 속에서 조용히 거닐 수 있어서 좋지만 여럿이 할 때는 이렇게 떠들썩한 웃음이 있어서 좋습니다. 다시 한 번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사람 인(人)자의 생겨남을 새겨봅니다. 혼자 가기에는 너무 긴 여정이지요. 때로는 아웅다웅 토닥거리기도 하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썩어서 버려지기 십상일 나무들이 올 겨울에는 내 등을 따뜻하게 덥혀줄 생각을 하니 불땀도 없는 썩은 작은 나무까지 애써 챙기는 나를 놀리는 친구의 짓궂은 눈총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줍니다. 눈 내리는 겨울 따끈하게 방을 덥혀 놓을 테니 함께 지난 이야기라도 나누러 들러보십시오.

오늘 또 하루 이렇게 행복 속으로 해가 기웁니다.

한충호  5003414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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