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국정교과서 홍보 광고 게재 적절한가

기계적인 원칙론보다 독자 감정 살펴야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15.11.08l수정2015.11.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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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민족화해분과 주최로 열린 <통일을 향한 분단 70년 - 그 의미와 성찰> 세미나에 갔다가 한겨레를 성토하는 천주교 신자를 만났다.

그녀는 한겨레신문 구독자였다. 그녀가 한겨레를 끊은 것은 오래 되었다. 권양숙여사에 대한 한겨레의 호칭 문제가 불거졌을 때였다. 그녀는 노무현대통령 서거 때 한겨레가 ‘권양숙씨’라는 표현을 쓰자 '약자에 대한 오만불손'이라 생각해 화가 나서 신문을 끊었다고 했다. 

사실 영부인에 대한 호칭 문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사에서 이미 불거졌었다. 이 때 한겨레는 영부인에 대해 '권양숙 여사'가 아니라 ‘권양숙씨’라 했다. 이에 대해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한겨레는 박찬수 당시 정치부문 편집장 칼럼을 통해 "신문사 자체의 표기원칙에 따른 것이고 간혹 '여사'라는 표현을 쓴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용어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기자 및 편집국 간부들의 실수이며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겠다"고 약속했다.

[관련기사 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41230.html

2009년 노무현대통령이 서거하자 다시 ‘권양숙씨’라고 쓴 한겨레에 대한 독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때 한겨레는 2년 전 실었던 박찬수 기자의 칼럼을 다시 지면에 실음으로써 답변을 대신했다. ‘우린 예전부터 그래왔는데? 예전 기사 보세요.’ 라는 뜻이었다. 물론 이런 한겨레의 원칙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민적 슬픔 속에서 신문의 표현은 좀더 독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당시의 한겨레의 대응은 독자들의 감정과 정서를 고려치 않은 융통성 없는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결국 소통에 실패했다.

이번에 그녀가 한겨레를 또 성토했다. 한겨레가 지난달 19일 1면 하단에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홍보 광고를 실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광고를 거부했는데 한겨레는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 한편의 광고료는 2000만원이 넘는다고 하니 한겨레가 이를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광고는 한겨레의 의견이 아니다. 독자가 선택하고 받아들일 부분이다. 그동안 한겨레는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기사를 주도적으로 상당량을 다양하게 쏟아냈고 지금도 쏟아내고 있다. 신문은 기사로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말로 아무리 설명한다 해도 그녀의 마지막 응답은 하나로 갈 것이다. “그럼 경향은?”

 

▲ 한겨레 10월 19일자 1면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한겨레신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냥 똑똑한 것이 아니라 양심도 있는 똑똑쟁이들이다. 그러니 그들의 원칙에 대한 확신과 당당함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한겨레가 '무결점의 오류'에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한다. “우리는 옳다. 우리는 완전하다. 어쩌다가 실수를 하긴 해도 그 실수는 우리가 하는 옳은 일에 비해 아주 작은 부분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나는 한겨레가 그동안 대체로 잘해온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가끔 기계적인 원칙론을 앞세우거나 독자의 감정과 정서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번 일도 주주로서 안타까움이 크다. 내 실망감이야 둘째 치고 주변의 한겨레를 성토하는 이들을 설득할 수가 없다. 지난달 말에 만난 천주교 자매는 한겨레:온 페북친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올리는 글을 잘 보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이글도 볼 것이다. 그녀가 한겨레에 다시 애정을 가지고 구독자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 이글을 쓴다.

덧붙이는 말: 정영무 한겨레 대표이사는 지난 3일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를 썼다. 그 전문을 보니 여전히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음에라도 비슷한 광고 게재 요청이 있을 경우 원칙과 현실은 무엇인지, 독자들의 여론은 무엇인지 등 여러 측면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정영무 한겨레 대표이사의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전문 보기]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1

편집: 이동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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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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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직 2015-11-09 11:30:44

    신중하게 생각해 볼 사안이군요.
    <광고>라고 표시하더라도 과연 싣는 게 옳은 행위인가?신고 | 삭제

    • 허익배 2015-11-09 11:17:23

      * 문제는, 국가 행정기관인 교육부의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겠습니다." 라는 허위 사실을 1면에 광고함으로써, 마치 기존 역사교과서가 '올바르지 못한 교과서'라는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줄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광고란 어디에도, 이 내용이 '광고'라는 알림글이 없어 더욱 혼돈을 초래하였을 것 같으니, 차후에는 모든 광고란 왼쪽 맨 위에 [광고]라는 알림글을 넣어주세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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