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은 사랑의 도시

2015년 11월 7일 남원의 광한루 풍경이다.

사랑으로 물 든 남원의 광한루.

 

중장년의 얼굴 위로 아득한 추억들이 맴돌았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뜨거운 풋사랑이 놓인 돌다리.

가만두어도 눈물처럼 서러운 가을비는 내리고...

어느 누군들 그런 사랑 하나 없으랴.

 

추적추적 우산을 적시는 빗물, 가슴에 스미는 빗물

우리보다 더 나이 든 저 나무들은 알 것이다. 사랑이 무언지를...

 

얼마나 많은 청춘들이 여기서 사랑의 맹세를 했을까

얼마나 많은 청춘들이 이별의 기억으로 아팠을까

그 누구라도 이별의 상처 없는 영혼은 없으리

나무도 사람도 나이를 먹는다는 건 간직할 것 보다 잊음이 느는 일

 

사랑은 가듯 가을은 무심히 잎을 내린다

이 가을 가고나면 흰 눈이 묵언으로 상처를 쓰다듬을 것

다시 봄이 오고 누군가는 새로운 사랑으로 가슴이 떨리고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그 무엇도 없으니

사랑은 늘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꽁무니에서 쏟고

너만 아픈 게 아니라 나도 아픈 이별의 함정

그래도 늘 봄은 올 것이다. 참 말짱한 얼굴로...

이미진 주주통신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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