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원 군산YMCA 이사 겸 시의원을 만났습니다. 20여 년 전 (황선주)원장님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많이 도울 때 담당공무원으로서 원장님과 인연을 맺었지요. 그 뒤에는 공무원을 사직하고, 더 공부해서 현재는 시간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사회참여에 열심이고, 정의로운 원장님과는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국 한겨레 주주통신원 총회가 열린 14일 전북 군산청소년수련관에서 배형원 이사(55세)를 만났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둔 터라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지요. 올해 한겨레와 군산YMCA가 MOU를 맺고 각종 문화사업을 펼치기로 했는데 이번에 첫 사업으로 전국 한겨레주주통신원 전국 총회와 안도현 시인과 가을 시의 밤 행사가 성사되었습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은 누가 뭐래도 배 이사입니다. 그는 행사 준비하는 동안 꼼꼼이 일정과 협력할 사안을 챙겼고, 한겨레 본사와 수시로 소통했으며 행사 당일은 밤늦도록 자리를 뜨지 않고 행사에 차질 없도록 주변을 챙겼습니다. 한겨레의 큰 행사를 할 수 있게 군산청소년수련관을 행사장과 숙소로 내주고 관계 기관에 협조 얻어 문화해설사도 보내주었습니다.

'안도현의 가을 시의 밤' 토크쇼 행사가 밤 10시 넘어 끝나는 바람에 긴 시간을 그와 함께 하진 못 했지만 그는 단단한 목소리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군산 지역에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탈락하는 학생들이 100여 명입니다. 그 친구들이 금요일이면 군산에 들어오는데 갈 곳도, 식사를 해결할만한 곳도 마땅치가 않아요. 그래서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밥을 먹고, 배부르면 마음도 넉넉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식사를 제공하면서 고민도 들어주고, 인생 상담도 시작했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입니다. 새벽기도 중에 ‘아이들에게 안정적으로 식사를 제공할 곳이 없을까?’생각하다가 문득 한겨레문화센터가 생각났지요. 그래서 황박사님, 한겨레랑 의사타진을 했는데 서로 생각하는 게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한겨레 관계자가 여름에 이곳(청소년문화센터)에서 자고, 월명호수공원을 산책했지요. 그때 그분들이 감동을 받았지요. 안도현 시인과의 ‘문학의 밤’, 그리고 ‘근현대박물관’과 연계해서 이번 행사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겨레랑 저희 군산YMCA가 손잡고, 지속적인 인문학강좌와 미디어박물관을 준비하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교육이 큰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서 일정한 목소리의 톤이 커졌습니다. 우리는 미국이 실패했다고, 60년대에 이미 포기한 리더십교육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위한 사람이 되는 교육, 신뢰와 가치를 중시하는 인문학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것에는 관심이 없지요.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은 이런 얘기를 따분해하지만 이해하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쉼 없이 쏟아내는 그의 계획은 명쾌했고 어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지팡이에 의지해서 걷지만 그의 생각과 의지는 아주 반듯했습니다.

편집: 이동구 에디터

오성근 주주통신원  babsangman@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