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정도를 걷는 신문이라서"

길을 가다가 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문앞에 놓인 한겨레신문이 내 발길을 잡아 끌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 가게를 취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이촌 앞을 몇 번이나 지나쳤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11월 안에 마무리를 짓고 싶어서 일삼아 오후에 방문했다. 역시나 출입문이 잠겨 있었지만 내부에 사람이 보였다. 염치불구하고, 문을 흔들었더니 의아한 눈으로 문을 열어 주었다.

개념가게에 대해서 얘기하고, 취재의사를 밝히니 인터뷰 할 시간을 잡아준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탓에 나의 방문이 장사 준비 시간이었던 것이다.

▲ 구이촌 전경

보통의 가게들은 신문사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다. 잡지를 비롯한 물품을 판매하거나 광고 수주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취재를 원천봉쇄 당하곤 한다. '구이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의문을 제기하길래 "한겨레를 뭘로 아느냐? 그런 신문이 아니다." 힘주어 말하고서야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 창밖에서 본 한겨레신문과 실내에 비치된 신문

한가한 시간에 다시 방문해서야 선석근(40세) 사장님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 가게운영과 한겨레신문에 대한 생각, 그리고 바람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기를 풀어나갔다.

불고기집인 '구이촌'은 개업 1년이 넘은 아담한 가게로 젊은 부부가 정성껏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육점을 운영했으나 경쟁이 심해서 업종을 바꿨다고 한다. 정육점에서 쌓은 고기에 대한 노하우가 손님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고기를 아는 불고기집인 것이다.

"왜 한겨레를 보는가?" 물으니 "솔직히 볼 신문이 없다. 그나마 한겨레가 정도를 걷는 것 같아서 구독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주주통신원으로서의 자부심이 커졌다. 또 손님 층이 젊고, 가족동반이 대부분이어서 한겨레신문을 펼쳐보는 분도 많다고 한다.

처음에는 열 개의 테이블을 배치했지만 통로가 비좁아서 하나를 뺐다고 한다. 이익에 앞서서 손님들의 편의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이런 감사와 배려의 마음을 알아주는 손님들이 늘고있어 장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메뉴판과 반찬 남기면 벌금 천만원의 경고문

'반찬을 남기면 천만원'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에서의 벌금이 한겨레 가족답다. 서오릉에서 통일로로 가는 길 옆이어서 교통편이 좋고, 가게 맞은편 동네는 재개발이 확정되었다. 앞으로는 미리 예약을 해야 음식 맛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음식점 정보]
영업시간 : 오후 2시 30분 - 11시
위치 :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418-20 1층(02-352-9733)
통일로 삼거리에서 구산동 중간 CU편의점 과 한일목욕탕 건너편임

편집 : 오성근 편집위원, 이동구 에디터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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