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참여 현장] 9월29일 - 이요상 주주통신원

오늘 아침 일찍 제주 공항에 내리니 아직 덥게 느껴지긴 하지만 가을 햇살이 무척 화사하여 몇 달째 무거웠던 마음이 금세 설렘으로 날아갈 것 같더군요. 공항버스를 타고 강정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 내려 11시에 열리는 매일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오늘도 문정현 신부님이 미사 중에 홀로 '강정에 평화' 노래를 부를 때는 잠시 울컥 하기도. 미사를 마치고 서귀포 성당으로 가서 채소 위주로 마련한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엔 3년째 강정에 내려와 활동하고 있는 한경아님의 집에 가서 짐을 풀고 좀 쉬다가 해가 넘어 갈 즈음에 월평 포구 해변 제주 7코스 올레길을 산책했습니다. 수차례 강정에 왔었지만 오늘처럼 호젓하게 주변 해변을 둘러보긴 처음이었는데 그 아름다운 해안의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런 천혜의 절경에 핵잠수함이 드나드는 거대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니요! 다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이기 힘들더군요. 밤에는 또 강정 마을 평화센터에서 미국 평화활동가 미쉘 나르-오베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평화간담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미쉘 나르-오베드는 미국에서 신념에 기초한 비폭력직접행동을 주도해오며 여러 차례 투옥되기도 하였지만, 지속적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으로 이번 강정 평화 컨퍼런스에서 감동적인 발표로 많은 박수를 받았답니다.

늦게까지 평화활동가 조약골님의 사회로 양윤모 선생님, 방은미 감독님 외 20여명의 국내 외 평화 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참히 파괴되고 있는 제주가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다시 되돌아 올 그 날을 꿈꾸며 이렇게 제주 강정의 첫날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

이요상  yoyo04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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