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칠용 주주통신원과 나는 카톡 친구다. 올해 칠순인 이칠용 주주통신원과 친구라고 하면 내가 너무 버르장머리 없는 건가? 아니다. 그분은 30대부터 90대까지 거의 전 연령에 망라하는 카톡 친구를 가지고 있다. 그분은 카톡으로 매일 좋은 글을 보내주신다. 그런데 오늘 심상치 않은 글을 카톡으로 받았다.

그 글에 들어가 보니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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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다 보니 이런 귀한 선물도..​” 

​저녁 여덟 시경, 임충휴 나전칠기 명장께서 한남동 집으로 귀한 선물을 가지고 오셨답니다. 남부 직업훈련원에서 학생들에게 나전칠기 제작법을 가리키고 오느라 시간이 늦어졌다는군요. 

​지난 칠순 땐 껍데기만 주고, 이번엔 알맹이라네요. 자개로 금쪽같은 글월을 새긴 나전칠기 쟁반이었습니다. 

내 평생 이런 소중하고도 부담스러운 선물은 처음 받은 거라 예전에 받은 문화훈장이나 서울시 문화상보다 더 의미 깊은 보물이었습니다. 

저녁을 안 먹었다기에 솜씨는 없지만 지극정성으로 차려서 함께 만찬을 했습니다. 밤 열 알, 홍시 두 개, 우유 두 잔, 녹차 두 잔, 급하게 찐 계란 네 개와 깨소금, 거기에 후식으로 초콜릿 네 개. 이 정도면 진수성찬 아닙니까? 

​임명장, 당신은 복 받은 줄 아시게. ​집에 손님이 오면 예쁜 아내가 모두 해주잖나. 나를 보게나. 그러니 아내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많이 사랑하고, 잘해주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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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충휴 명장은 노동부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명장이고, 이칠용 주주통신원은 문화재청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즉 인간문화재를 지정할 때 현장 조사나 자문을 하는 문화재 전문위원이다. 나전칠기협회장은 명예직으로 갖고 있다.

'한국 공예 발전을 위해 별 짓을 다했다.'

저 감사패에 있는 이 말이 그동안 이칠용 주주통신원의 삶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잊히는 옛 것이 되지 않도록,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긴 세월을 꿋꿋이 밀고 나간 그의 집념과 나전칠기에 대한 사랑이 저 한 문장에 그대로 압축된 것 같아 뭉클하니 감동이 온다. 이런 분이 한겨레 창간주주요, 주주통신원이라니.... 나는 그가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 <일월 오봉도> 인천 송도 한옥호텔 실내 나전칠기 벽화(임층휴 명장 작품)
▲ 나전칠기 이층장 /독일 한국문화원 초대전에서(임충휴 명장작품)
▲ 1976년 TBC 일일연속극 <언약>에서 나온 병풍과 함께 이칠용 주주통신원

 

▲ 노태우대통령 때 청와대 신축시 영부인 접견실 나전칠기가구(3층장과 문갑)제작

 

▲ 칠방에서 / 1985년 제작한 의거리 장농 문짝 / 공방의 공구들
▲ 예전의 모습이 그대로인... 현재의 이칠용 주주통신원

편집 : 오성근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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