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힌두사원은 우리나라의 성당이나 교회 혹은 절보다 훨씬 성스럽고 생활과 밀접하다. 사람이 나서 자라고 늙어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이 종교이자 생활인 인도에서는 만사를 힌두사원과 떼어 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인도에 있을 때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있는 유명한 힌두사찰에 갈 기회가 있었다. 해발 975m의 티루말라 힐스(Tirumala Hills) 기슭에 있는 힌두교 최고의 성지의 하나인 티루말라 벤카테슈와라 사원인데 흔히 줄여서 티루파티라고 한다. 산중에 있는 작은 도시 전체가 사원인 티루말라 힐스는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힌두교 3대 신(神)중에 하나인 비슈누의 3대 화신(化神) 중 벤카테슈와라(Venkateshwara)를 모시는 티루말라 벤카테슈와라 사원을 기반으로 종교도시로 발전한 곳이다. 이 사원은 텔루구(Telugu) 왕들에 의해 지어졌으며 이후 다양한 왕조를 거치면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해왔다. 현재도 매일 수 만 명의 힌두교인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안드라프라데시주는 2007년 지방자치체(municipal corporation)로 인정했다. 힌두교 순례여행의 중심지로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도 유명한 스리 벤카테슈와라 대학교(Sri Venkateswara University) 등 여러 대학과 연구소가 들어서면서 모든 분야에 대한 교육 및 연구가 가능한 교육의 중심지로도 부상하고 있는 사원 도시이다.

사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새벽 일찍 도착해야 한다. 사원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고행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줄서서 기다려야하는데, 5-6시간정도 기다리면 아주 운이 좋은 편이다. 인도 친구 Madhu와 Satheesan 과 동행했다.

새벽에 도착하여 숙소를 잡고 잠시 여장을 풀고 동이 트기 전에 출발 한다. 송아지가 우리를 제일 먼저 반긴다. 행운이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우리는 걸어서 가기로 결정했다. 모든 순례객들은 맨발로 가야한다. 정상까지 차로 올라가는 길도 있지만 순례길을 편하게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도 하고 걸어가는 길의 풍경을 보고 싶기도 하였다.

엄청난 사원이 우리를 맞이한다. 걸어가는 그 먼 길에 웅장한 사원들이 수도 없이 나타난다.

수많은 석상들은 인도의 신들이 그토록 많음을 보여준다. 

계단이 계속 이어지고 힘이 들어도 기대감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재촉 한다. 먼저 와 있던 많은 인도 청년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산 중턱에서 일출을 맞았다.

저 건물에 원숭이 3마리도 우리같이 포즈를 취했다. 찾아보시길.

Gali(Namala) Gopuram 

원숭이 형상의 하누만 신. 건강의 신이다. 갈 길은 아직 멀다.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나무 앞에서 Maduhu 와 기념사진. 또 다른 인도 친구 Amar 가 선물한 인도 전통의상을 입었다.

맨발의 순례길은 계속된다. 이른 아침 안개가 상쾌하다.

폭포수 아래에서

이름모를 사원 앞에서

순례객들이 점점 많이 보이는 것 보니 목적지가 다 와가는 모양이다. 계단마다 하나하나 기도의 흔적이 가득하다. 저마다 간절한 소망을 신께 기원하는 것이다.

인도인들은 신께 기원 할 때 손때를 묻힌다. 우리들이 돌하르방의 코를 문지르는 것처럼. 워낙 손길이 많이 닿다보니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많이 뭍은 것일수록 효험이 좋다는 뜻이다.

계단 끝이 다 와간다. Satheesan 이 뭔가를 기도한다. 이 친구는 아이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거길 비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계단의 끝 3550계단이다. 산에 오르다가 종종 계단 수 세다가 중간에 까먹곤 하였는데 친절하게 숫자를 적어 놓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산 정상엔 순례객들이 보따리 짊어지고 이동하고 있다. 보통 순례객들은 2-3일 일정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작은 도시 하나가 들어 않아 있는 듯 붐빈다. 없는 것 빼고 모든 게 다 있다는 Tirumala Venkateshwara 의 규모를 짐작 할 만하다.

벌써부터 줄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비는 계속 오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오늘 우리가 가야할 사원의 최종 목적지는 저 멀리 보이는 황금빛 건물이다. 정상적으로 줄서서 기다렸으면 6시간 이상 걸렸을 길을 현지 대학교수의 약간의(?) 도움으로 30분 만에 사원 가장 깊숙한 곳까지 다녀 올 수 있었다.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전면 금지인 관계로 기억속에만 남아 있지만 동굴처럼 깊은 사원 가장 깊은 곳에 검정색 석상에 황금을 두른 벤카테슈와라 신상을 만나기 위해 그 머나먼 길과 긴 시간을 기꺼이 투자하여 수만 명이 방문 한다. 신상 앞에는 이른바 Push man 이 있어 순례객들의 등 뒤를 떠민다. 불과 2-3초 신을 만나고 되돌아 나와야 한다.

그 긴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새치기를 한 게 미안할 따름이다. 이 친구들의 도움과 안내 덕분에 인도 최고의 사찰을 돌아보게 되어 감사하다.

내려오는 길에는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하였다. 다시 걸어 내려가는 것은 무리이다. 버스에서 만난 민머리 형제들, 이들은 이 사찰을 방문하기 위해 머리를 모두 삭발하고 온다고 한다.

밑에 다 내려와 되돌아 본 사원쪽 언덕에는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뭔가 밝은 기운이.. Tirumala Venkateshwara 사원 여행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진표 통신원  jpkim.internation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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