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사는 2016년 새해 들어 사명(미션)으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을 정해 회사 안팎에 제시했습니다. 새 사명은 1월1일 신년호에서부터 활용되고 있습니다. 신년 기획(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머리띠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사용했고, 판권 표시 코너(사설면 아래 쪽)에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이란 글귀를 배치했습니다. 또 3층 현관 중앙벽면에도 ‘더불어 행복한 세상’이란 글귀를 새겨 넣고 1월4일 시무식 직후 제막식을 거행한 바도 있습니다.

▲ 2016년 1월 4일 오전 한겨레 본사 3층 로비에서 열린 한겨레 비전 제막식
▲ 2016년 1월 4일 오전 한겨레 본사 3층 로비에서 열린 한겨레 비전 제막식2

이번에 제시한 한겨레의 새로운 사명은 전반적인 회사 활동에서 나침반 구실을 하게 됩니다. 지면을 만드는 편집국은 물론, 각종 사업을 벌이는 부문에서도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을 기본 잣대로 삼아 한겨레의 가치를 높일 계획입니다. 예컨대 올해 신년 기획 기사 구상 때부터 이를 감안했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의 경우 올 하반기 개최할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주제어로 삼을 예정이기도 합니다.

한겨레는 이번에 사명을 비롯한 가치관(사명~큰 방향, 비전~장기 목표, 핵심가치~임직원 행동 원칙) 재정립을 위해 사내외의 의견을 두루 수렴했습니다. 2015년 4월23일 9명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 ‘두근두근’비전위원회(위원장 정석구 편집인)를 출범시킨 게 그 출발이었습니다.

비전위원회는 4~5월 국실장급 간부진을 대상으로 기초 설명회를 열고, TF멤버 워크숍에 이어 임원진을 대상으로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5~6월에는 직원대표(사원 표본 집단 41명, 새내기 그룹 25명) 대상의 간담회, 전체 직원 대상 설문조사, 회사 자문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이메일 문답, 직원대표 워크숍을 통해 한겨레의 가치관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토론을 벌였습니다. 6월 이후에는 비전위원회 소속 상근직(4명)을 중심으로 추가 논의를 벌이고, 임원진 보고 등을 거쳐 가치관 잠정안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최종안을 마련해 11월3일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부내용 및 실행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가치관의 머리격인 사명은 ‘국민주 언론으로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입니다. 이는 현 시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공공성 파괴, 극단적 물신주의와 경쟁지상 주의, 사람존중 및 신뢰의 가치관 파괴이며, 이에 따른 양극화, 불평등 확대로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은 한국 사회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사회 각 부문에서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국내외적으로 평화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지향점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입니다. 1988년 민주, 통일, 민생이라는 한겨레 창간 정신을 오늘날의 상황에 맞춰 미래지향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 방향에 해당하는 이런 사명에 따른 비전(10년에 걸친 장기 목표)으로 한겨레는 ‘우리 사회의 모든 가정과 소통하는 채널을 만든다’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바탕을 둔 2가지 하위 비전으로 (1)‘디지털 뉴스 1위’ (2)‘지식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중심 미디어’를 설정했습니다. 전자는 신문, 지상파 방송에서 인터넷을 거쳐 모바일로 이동하는 뉴스 이용 행태에 맞춰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아울러 팟캐스트,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방송, 에스엔에스(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용자 맞춤형 뉴스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공론장을 선도할 계획입니다. 후자는 콘텐츠의 소비 뿐 아니라,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부터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또 뉴스 생산과 유통 뿐 아니라 책 출간, 강의, 세미나, 포럼, 교육, 문화행사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미래형 미디어 기업으로서 고객 기반, 사람 중심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한겨레는 이런 사명과 비전에 걸맞게 구성원들의 행동 원칙을 담은 핵심가치로 (1)배려 (2)개방 (3)도전을 내걸었습니다. 항상, ‘상대방의 처지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습관과 태도를 익히고, 새롭고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모이고 융합되는 광장이자 용광로를 지향하며,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진취적인 태도를 항상 견지하자는 뜻을 담은 것입니다.

▲ 2016년 1월 4일 오전 한겨레 본사 3층 로비에서 열린 한겨레 비전 제막식2
▲ 왼쪽부터 황충연 광고사업담당이사, 정석구 편집인, 정남구 우리사주조합장, 정영무 대표이사, 하어영 노조미디어국장, 송우달 전무이사, 김이택 편집국장

이번에 새롭게 정한 사명을 새해 들어 알리기 직전에 뜻밖의 일로 진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2015년 12월28일에 발표된 제1야당의 새로운 당명 앞자리에 ‘더불어’가 들어간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특정 정당의 이름과 얽혀 오해를 받고 애초 취지가 퇴색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튿날 긴급하게 열린 내부 관계자들 회의 결과, 일찌감치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제시한 주제어임을 감안해 도중에 갑작스럽게 바꾸는 게 도리어 이상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와 애초 계획대로 한겨레의 사명으로 제시해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라는 공존의 정신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방증이라는 의견도 애초 계획을 굳히는 한 근거였습니다. 한겨레는 앞으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주주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사진촬영 및 편집: 이동구 에디터

김영배 한겨레 전략기획부실장 겸 미래전략부장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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