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조금 겨울다워졌다. 겨울산행은 좀 추워야 제 맛이다. 오늘은 암반계곡으로 올라 수영장능선으로 내려왔다. 수영장능선은 암반계곡과 수영장계곡사이에 있는 능선이다. 재미나는 바위들이 많고 조망이 참 좋은 능선이다. 그간 참 조용했는데 요즘 명성이 차츰 알려져서인지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겨울산행에서 얻는 재미중 하나가 계곡에서 여러 형태로 어는 얼음들을 감상하는 일이다.

남들이야 어떻게 보던 나의 눈에는 엄마 기러기가 아기 기러기를 데리고 계곡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으로 보인다. 아빠 기러기는 혼자 열심히 돈 벌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 기러기부리모양의 얼음

옆으로 자라는 고드름도 재미나다.

▲ 옆으로 자라는 고드름

관악산 정상 연주대를 바라만 보고 수영장능선으로 향한다.

▲ 연주대

내려갈 수영장능선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가 연꽃바위이고, 중앙에 보이는 곳에 말머리바위가 있는 수영장(상)지역이다.

▲ 수영장능선

 연꽃바위이다. 언젠가 한 친구는 담배연기를 내뿜는 입술이 보인다고 했다.

▲ 연꽃바위

이 하트모양의 바위는 밑에서 보면 주먹처럼 보인다. 암반계곡 입구에 있는 마징가제트의 주먹일지도 모른다.

▲ 하트모양 바위
▲ 주먹바위

중앙에 자세히 보면 말머리를 닮은 바위가 보인다. 오른쪽에 수영장(상) 표지판이 보이는데 누군가 ‘수영장(상)’이란 글씨를 지워버려 내가 매직으로 써 놓았다.

▲ 말머리바위

 재미난 바위 너머로 서울이 보인다.

▲ 수영장능선너머로 보이는 서울

그 오른쪽에 엉덩이같이 생긴 바위가 있다.

▲ 엉덩이바위 2

중앙에 있는 바위가 전차바위이고 그 너머 보이는 능선이 승천거북능선이다.

▲ 전차바위 그 너머 승천거북능선

수영장능선 서쪽으로 자운암능선이 보인다.

▲ 자운암능선

 코뿔소바위다. 아기코끼리바위라고도 한다.

▲ 코뿔소바위

나는 이 바위를 짱구바위라 부른다. 외계인바위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 짱구바위

원앙바위이다. 나는 이 바위를 보면서 제도시간에 쓰던 삼각자 세트(정삼각자, 직각삼각자)를 생각했다.

▲ 원앙바위

정겨운 오솔길도 지나게 된다.

▲ 오솔길

어디선가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려 찾아보니 쇠딱따구리가 나무를 쪼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포즈를 취해준다.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어 고맙다.

▲ 쇠딱따구리

수영장능선의 명물 엉덩이바위이다. 소나무가 엉덩이를 만지고 싶어 몸을 꾸부러뜨려 보았으나 조금 못 미쳤다.

▲ 엉덩이바위

늘 반성하고 있는 바위도 있다.

▲ 반성중!

아기물고기가 엄마물고기에게 물었다.

‘엄마 여기가 왜 수영장능선이지?’

'엄마가 가리키는 곳을 잘 봐. 수영장이 보이지? 해서 수영장능선이야'

▲ 수영장을 가리키는 모자물고기
▲ 수영장능선서 바라 본 수영장

수영장능선을 다 내려와 돌아본 관악산 정상이 멋지다.

▲ 관악산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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