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사건처럼 유·무죄의 경계가 모호한 분야도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성범죄는 둘 사이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며, 피해자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죄의 성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성범죄 관련 규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나왔다. 지난해 한겨레 주주가 된 강민구 변호사는 최근 복잡한 성 관련 범죄에 관한 종합 안내서인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성매매·성희롱>(박영사)를 펴냈다. 그는 검사와 형사전문 변호사로서 24년가량 근무하면서 수많은 성범죄사건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변화가 많은 성범죄 관련 규정들을 정리해낸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최근 개정된 성범죄 관련 형법 규정은 물론, 성폭력법, 아동청소년법 등 특별법상 성범죄 규정과 성매매·성매매알선 등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도 비교하고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고지, 화학적 거세 등에 관한 규정과 위헌 여부에 관하여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요즘 논란이 자주 되는 성희롱과 관련한 실제 사례연구와 및 구제절차를 매우 상세하게 해설하고 있다.

법률 관련 책이지만 쉬운 용어와 간결한 문체로 일반인이 보기에도 부담 없다. ‘꽃뱀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올바른 변호사를 찾는 방법’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도 있어 흥미를 돋운다.“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었고,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고지, 화학적 거세 등 재범방지를 위한 사회적 보안책이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성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추세이고 성매매, 성희롱에 대한 규제에도 많은 변했습니다. 증거수집 절차에도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과학적이고 엄격한 적법절차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법률전문가들조차도 복잡·다양하게 변화된 성범죄 처벌규정과 절차에 대해 정확히 알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를 지냈고 지금은 법무법인 진솔 대표변호사로 있다.

 

이동구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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