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쁘고 아픈 호스트 맘을 위하여

호스트 맘의 생일 파티

Host mom은 체격이 좋은 분이고, 한국식으로 말하면 넉넉하고 후덕한 분이세요. 그래서 주변에 mom을 따르고 자신이 기르는 동물에 관하여 의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분들 대부분은 mom처럼 말을 기르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랍니다.

Host mom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전화도 많이 오고, 갑자기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휴일에도 쉴 틈이 없으셔요. 원래 미국에서는 약속을 하지 않고 갑자기 방문하는 것은 실례라고 해요. 하지만 mom은 절대로 싫은 내색을 하지 않으시고 친절하게 맞아주셔요.

지난 1월 20일은 Host mom의 생신이었어요. 헌데 19일(월요일)이 마틴 루터 킹 기념일이라고 놀았거든요. 그래서 mom의 대녀인 Andrea 집에서 우리 모두를 초대했어요. 음식을 차리고 생일 파티를 해주신 것이지요. Mom께서 워낙 좋으시니까 다들 챙겨주시려 하세요.

저와 말타 언니는 원래 mom의 생신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깜짝 파티를 준비하기로 계획을 짰어요. 19일에는 모르는 척 하고요. 드디어 19일, 우리는 mom 몰래 케이크 재료, 풍선, 초 등을 샀어요. 그리고 20일 방과 후 mom께서 Knoxville에 가셨다가 조금 늦게 오신다고 하여 참 잘 됐다고 생각했지요. 말타 언니와 나는 초코케이크를 만들고 하얀 크림으로 Vicky Happy Birthday라고 케이크 위에 장식도 하고, 4자와 8자 초를 사서 케이크에 꽂았어요. 케이크 하단에는 풍선을 3개 그리고 식용 크리스털도 뿌려 놓았어요. 그리고 크리스피를 얹은 체리 파이도 구웠어요. 몇몇 개들과 우리들은 birthday hat도 썼어요. 생신 선물로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칠보 보석함을 준비했고, 말타 언니는 브라질에서 가져온 말 모양의 귀걸이와 목걸이를 준비했어요.

드디어 Host mom께서 오셨어요. Host mom은 우리가 준비한 것을 보시더니 무척 좋아하셨어요. 눈물이 글썽거리시면서 작년 남편이 돌아가신 후 첫 생일이라 슬플 줄 알았는데 우리 둘이 그럴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하시며 아주 기쁘다고 하셨어요. 생일 케이크의 초를 불 때 저희는 mom에게 소원을 빌라고 했어요. Mom께서는 “저와 말타 언니가 mom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어 주어서 기쁘다는 것과 오늘의 파티가 우리와 함께 하는 마지막 생일 파티가 되지 않고 나중에도 또 만나서 이런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하셨어요. 정말 저도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Host mom께서는 선물도 좋아하셨어요. 케이크와 선물을 가지고 옆집 Janet 아주머니 집에 까지 가셔서 자랑하셨답니다. 사실 mom은 보석 같은 것이 많은데 아무데나 막 굴러다니게 두었거든요. 그런데 그 날 저녁에 그것을 모두 주어다가 보석함에 넣는 것을 보았어요. “이것은 special box라고 하시면서 아주 특별한 것만 넣겠다."고 하셨어요. Host mom께서 제 선물을 그렇게 좋아하시니 저도 무척 기뻤답니다.

▲ Host mom의 생신 날 찰칵(처음에 한국에서 사진으로 본 모습을 생각해보면 무척 여위신 것 같아요)

Host mom의 조카인 Meggin의 생일 파티

2월 19일에는 Host mom친오빠의 딸인 Meggin의 생일 파티에 갔어요. Meggin은 저와 같은 Band 수업에서 클라리넷을 불어요. 저보다는 한 살이 많고요.

Meggin네 집에는 인형이 엄청 많았어요. Meggin이 'BARBIE DOLL','TEDDY BEAR' 수집하는 것이 취미에요. Meggin의 아빠는 우리랑 말하면서 농담도 잘하시고 재미있으신 분이세요.

▲ Meggin의 생일 파티에서 식구들과 함께

생일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Host mom께서 이야기 해주신 것이 있는데요. 작년 Meggin의 생일 파티 전날 20세 된 Meggin의 언니가 다운 증후군으로 죽었다고 해요. 장애인으로 태어나서 가족들이 더 아끼고 사랑해주면서 키웠다고 하셨어요. 온 가족이 너무 행복하고 평화롭게 보여서 그런 불행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그리고 거기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는 Host mom께서 음반을 내셨단 것이에요. Mom과 친구 분과 함께 찬송가 음반을 냈었데요. 한 30년 전에 말이에요. 저도 몇 번 mom께서 피아노 치면서 노래 부르시는 것 보아서 잘 하시는 것은 알았지만 음반까지 내신 줄은 몰랐어요.

 

▲피아노를 치면 노래하는 Mom

Host mom께서는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셔요. 이곳 Tennessee는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별로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요.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말을 타고 놀러 갈 수 있다고 해요. 이곳은 전부 자연 천지라 봄이 되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요. 그리고 5월 달에 첫 번째 Horse Riding Show를 하는데 저와 타따 언니에게 말 타는 것을 가르쳐서 내보내 본다고 하셨어요. 제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구경만 한다 해도 무척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걱정이 한 가지 있어요. 처음 Host mom을 뵈었을 때부터 많이 아프셨다고 해요.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까지 계속 아프셔서 약도 많이 드십니다. 식사도 잘 못하셔요. 아프더라고 말과 개를 돌보는 책임이 너무 커서 잘 쉬지 못하시고요. 일에 파묻혀 산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워요. 저희와 같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으니까요.

저는 우리 세 사람이 미국 음식 만드는 것도 같이 하고 싶고, 쇼핑이나 영화도 보러 가고 싶고, 여기 저기 놀러 다니고도 싶어요. 디즈니랜드도 가고 싶고 해요. 하지만 바쁘고 아픈 mom을 생각하면 제가 지나친 욕심을 내는 것이겠지요.

(2004년 2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  Mom의 Pet Store놀러 가서(제가 안고 있는 것은 앙고라토끼입니다)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 (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에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이지산 주주통신원  elmo_par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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