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만났다. 그들이 대화를 하고있다. 한번 들어보자.

겉: 속아! 너 잘 만났다. 우리 얘기 좀 하자.

속: 그래 좋아. 나도 기다리던 차인데... 근데 무슨 얘기지?

겉: 우리를 빗댄 말을 듣고 속이 좀 상했다. 너도 아마 들었을걸.

속: 무슨 말인데? 심각한 거야?

겉: 있잖아. 겉과 속이 다르다는 야유성의 말. 네가 어떻게 하고 다녔기에 이렇지?

속: 거참, 나도 어안이 벙벙했어. 너야 말로 어떻게 된 거야? 우리가 뭔 관계가 있다고... 겉, 너! 의혹을 가졌다면 네가 먼저 말해.

겉: 사실 넌 너무 복잡해서 알 수 없어. 난 그렇지 않아 다행이지만.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게 아닐까?

속: 너~ 참!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아무리 소갈머리 없지만 너무하지 않나? 우린 짝인데... 내가 없으면 너도 없어~ 가려서 좀 말해.

겉: 그렇기는 하지만, 넌 너저분하고 더러운 것을 부정할 수 없어. 난 털거나 씻으면 되지만 넌 곤란해.

속: 맞아, 확실히 그래. 나도 답답해. 하지만 너도 네 모습을 감출 수 없잖아. 난 어떠하든지 안 보여. 그게 얼마나 유리한지 넌 모를걸.

겉: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해. 난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가 있어. 저들이 다르게 볼 순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문제일 뿐이야.

속: 그렇기는 해. 난 보이지 않으므로 오해를 받아. 하지만 너도 말했듯이 오해는 그들의 것이지 나하곤 무관해.

겉: 이것 좀 이상하네? 얘기가 딴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속: 맞아. 우리가 하고자 한 얘기는 이게 아닌데...

겉: 넌 날 얼마나 알고 있니? 난 너를 잘 몰라. 넌 볼 수도 없고 알기도 어려워.

속: 나도 그래, 넌 볼 수는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잖아? 사실 난 수시로 변하는 나를 알기도 벅차. 그런데 어찌 너까지 알 수 있겠어.

겉: 그럼 뭐야? 너와 난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단 말이네? 그런데 왜 우리가 다르다는 말이 돌아다니지?

속: 글쎄 말이야. 넌 겉이고 난 속인데 어찌 같을 수가 있어. 속은 속이고 겉은 겉이지. 서로 달라야 하는 것 아니야? 같으라는 것은 둘 다 없어지라는 것 아닌가?

겉: 맞아. 그들의 뜻이 무엇인지 짐작은 가지만 우린 다를 수밖에 없어! 우리 얘기해 보니 잘 통하네! 가끔 만나자.

속: 주로 내게 하는 말같아. 음흉치 말라는... 그러니 어찌 같아지겠어. 난 음흉 그 자첸데... 설사 니가 나를 안다 해도 그대로 나타낼 수 있나? 어렵지 어려워.

겉: 난 너의 극히 일부가 나타난 거잖아. 그나마 같지도 않고... 너도 말했듯이 넌 얼마나 복잡하니? 만약 내가 너를 그대로 나타난다면 아마 가관이겠지?

속: 너! 상당한데? 나를 조금은 아는 것 같아. 하지만 나를 진정 알 수 없을 거야. 나는 복잡 그런 정도 이상이야. 사실 네가 나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 해. 그냥 그렇게 알고 넘어가자.

겉: 그래~ 어찌 너를 당하겠어? 결론은 우리가 다르다는 것 아냐?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자는 것이고.

속: 우리 부정적인 얘기만 했네? 사실 넌 좋은 점도 많아. 분명하고 거짓이 없어. 세상은 속이 아니라 겉을 보고 살잖아? 너는 그대로가 멋져! 너처럼 모든 것을 다 나타내면 세상은 훨씬 건강하고 평화로울 거야. 너는 현실이고 실제야.

겉: 너도 같아. 난 너의 덕을 많이 봐. 네가 제대로 되어야 나도 제대로 될 수 있어. 너는 나의 근본이랄까? ‘속이 썩는다. 속이 놀놀하다. 속 시원하다. 속 버린다. 속 터진다. 속을 보여 줄 수도 없고. 속 차려라. 속이 꽉 찼다 등등’이런 말은 다 너의 무궁무진함을 표현하는 거야. 너는 맘이고 정신이야.

 

바람이 지나가다 한 말씀 하고 간다.

바람: 내가 세상 구석구석을 다녀봤지만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착한 것도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다 순간이더라. 보고 듣는 것에 좌면우고하지마라. 비교하고 따지지도 마라. 너희 지조대로 꿋꿋하게 살아. 지나고 나면 다 그게 그거더라. 너희들도 겉은 겉이고 속은 속이 아니냐? 어찌 같지 않다고 논박한단 말이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는 거지. 그냥 두어라. 그러면서 사는 것이 세상살이다. 너희들 속 좀 차리고, 겉멋만 부리지 마라. 그것 때문에 만물이 죽어간다.

겉과 속: 알겠습니다. 더불어 한국정세에 한 말씀을...

바람: 허허 그것 참! 너희들이 내 입을 추하게 만드는구나. 그래도... 국가의 지도자들이 하는 꼴을 봐라. 왕제처럼 어려서부터 언행교육이 안된 탓도, 청산 못한 과거사 탓도 있지만... 정의는 사라졌고 국가와 국민은 권익추구도구로, 최근엔 게임도구로까지 전락했다.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사는 관심 없어. 그저 지들에게 유리하면 그만이지. 그들은 겉과 속도 없어, 잡탕이야? 무슨 말을 더 하겠냐. 에이~ 꼴사납고 더럽다. 걸레로 쓱싹 닦고 싶지만 용의치 않구나. 기다려 보자. 얼마나 가겠냐? 순간이지...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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