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실크로드 문화 답사(1)]

작렬하는 태양과 사막의 오아시스, 덥수룩한 구레나룻 수염의 카라반과 짐을 가득 실은 낙타의 행렬. 1980년 NHK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의 주제 음악으로 익숙한 기타로(Kitaro, 喜多郎)의 <Caravansary 대상의 행렬 http://youtu.be/uSNqNY9OYdg>을 듣고 있자면 당장 그 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를 수 없을 것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초원과 모래산, 그 속에서 피어난 고색창연한 고대 유적을 찾아가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두려움이 아닌 신비로움과 호기심에서 시작된 흥분이 먼저 가슴을 채울 것입니다.

한겨레와 실크로드는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한겨레는 십여 년 전부터 당시 여행자들에게 낯선 실크로드 답사 기행을 준비해 여러 번 주주, 독자님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특히 2005년 7월, 정수일 교수(현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와 한겨레 기자들로 구성된 <한겨레 실크로드 답사단>은 40일 동안 서울에서 이스탄불로 이어지는 오아시스로를 탐방했습니다. 이들의 탐방 이야기는 <한겨레> 지면을 통해 1년 간 연재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 넘게 동서양 문명을 이어준 동맥, 사막과 고원을 넘는 호기심과 도전의 결실, 어두운 유럽을 밝힌 종이가 옮겨간 길. 화려한 수식어가 많겠지만 실크로드를 한마디로 담아낼 표현은 찾기 어렵습니다.

소설가 김영종은 2004년 낸 책 <반주류 실크로드사>에서 기존 실크로드 연구는 로마나 페르시아, 인도와 중국 등 동서양의 거대 제국들을 중심에 놓았으며 이는 ‘서양 중심의 역사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기존 해석을 거부하고,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로마도 아니고, 중국도 아니며, 칭키스칸의 몽골제국도 아닌, 오아시스의 현지 주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흉노, 몽골 등 유목세력과 페르시아, 중국 등 정주세력간의 빼앗고 빼앗기는 영토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약탈과 지배의 악순환으로 결국 흔적 없이 사라진 36개의 오아시스 도시국가에 초점을 둔 것입니다.

한겨레는 지난 5월부터 몇 차례에 걸쳐 <실크로드와 티베트 문화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100여 분의 주주, 독자님들이 함께 여행했습니다. 3000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생명을 이어온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 여행기는 이동구 팀장이 주주, 독자와 함께 한겨레 테마여행 <실크로드 문화답사>를 다녀온 후 지난 해 9월부터 페이스북과 개인 블로그에 실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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