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일선 화백

박일선 화백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그때는 그림을 그릴 형편이 되지 못했다. 상업학교를 가서 1976년 1월 은행에 들어갔다. 미술대학을 가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1981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안과에 입학하여 은행과 대학을 오가며 1985년 졸업했다. 하지만 그림의 길로 갈 수는 없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일해야만 했다. 2012년 12월말 37년 동안 근무한 은행을 퇴직했다.

▲ <금강전도〉 정선, 1734년, 종이에 수묵, 94.5x130.8cm, 삼성미술관 리움

퇴직하기 2년 전, 2011년 3월부터 단청을 배우기 시작했다. 단청의 원리를 활용하여 무엇을 그릴 것인가 고민했다. 그는 금강산을 그리고자 결심한다. '금강전도'를 그린 겸재 정선을 가장 존경하여 자신의 롤 모델로 삼았기 때문이다. '금강전도'는 우리나라 국보다. 금강산을 숨이 막히게 그려놓은 진경산수 작품이다. 그는 이 '금강전도'를 변형하여 전통적인 우리 색채기법인 단청의 원리를 활용하여 단청 산수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 몽유금강산도 7

단청이란 청색·적색·황색·백색·흑색 등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여 건축물에 여러 가지 무늬와 그림을 그려 아름답고 장엄하게 장식하는 것이다. 주로 목조건축물에 채색하지만 석조건축물이나 조상(造像)·공예품 등에도 그린다. 하여 단청 채색을 하여 장식하는 서(書)·회(繪)·화(畫) 등을 총칭하여 말하기도 한다(참고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휘채색 기법(몽유금강산도 7 일부)

그는 한지에 단청안료, 석채, 호분, 먹을 사용하여 그린다. 초빛, 2빛, 3빛의 순서로 채색하는 휘채색 기법과 먹기화(테두리를 먹선으로 긋는 작업), 시분(먹선 안쪽으로 흰색을 긋는 작업)의 순서로 채색하여 섬세하고 화려하게 표현한다. 그는 이런 기법으로 끈질기게 금강산을 연작으로 그렸다. 이들 작품 중 '금강산전도-4'는 2014년 제12회 겸재진경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 창조성과 신선함에서 인정받았다. 앞으로 그의 작업은 산수화를 넘어서서 어디까지 확장될까?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 이글은 2016년 2월 21일 한옥박람회에 관람갔다가 멋진 그림에 반해 넋을 놓고 있던 중 우연히 작가를 만나게 되어 인터뷰한 후 작가의 점검을 받은 글이다.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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