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실크로드 문화 답사(5)]

<공범>(2013), <아내가 결혼했다>(2008), <작업의 정석>(2005년), <연애소설>(2002)에서 열연한 배우 손예진(32). 그는 최근 한 공중파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세계일주가 꿈이다. 다 가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손예진의 꿈을 이루어질까요?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민들은 주말이나 휴일에 '여행'을 가장 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TV(DVD)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행을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 62.1%로 가장 높았고, 시간부족(23.1%)이 그다음을 이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최근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노후 희망 역시 ‘여행(59%)’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럭저럭 하루하루 사는 우리네 주머니를 생각하면 여행은 늘 남의 일입니다. 어떤 이들은 여행 가기 위해 월급의 일부를 적금 들듯 떼어 놓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용기(객기?)가 아니면 떠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EBS 테마기행>에 눈을 고정하는 걸로 만족합니다.

35살 때 잘나가던 국제 홍보회사에 사표를 내던지고 7년 간 세계 오지 마을을 여행한 한비야(56)는 당시만 해도 해외 배낭여행이 낯설기만 한 많은 이들에게 바다를 넘을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녀는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 여성특위가 뽑은 신지식인 5인 중 한 명, 평화를 만드는 100인 등에 선정되었고, 2004년 'YWCA 젊은 지도자 상'을 수상했습니다. ‘한비야’는 세계여행가의 대명사입니다.

지금은 제2, 제3의 한비야뿐만 아니라 아예 부부가 모두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를 정리해 장기 해외여행을 떠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오늘도 교보문고 여행코너에는 세계여행을 떠난 이들의 생생한 현장 체험이야기가 독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속의 여행가는 여럿 있습니다. 신라 스님 혜초(704-787)는 16살 때 중국 유학을 시작으로 파라사국(인도네시아)을 거쳐 천축(인도)으로 건너가 석가모니의 성지를 순례했고 이란, 이라크,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 동로마제국 등 40여개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17년 동안 세계를 여행하면서 보고 겪은 것이 <동방견문록>이란 책으로 나와 알려진 이탈리아인 마르코 폴로(1254-1324), 역시 이탈리아 탐험가로 인도를 찾아 항해를 떠나 쿠바, 아이티, 트리니다드 등 아메라카 대륙을 찾은 크리스토포로 콜롬보(1451-1506) 등.

그런데 말입니다. (SBS-TV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김상중씨 버전이네요 ㅋ) 이들보다도 대 선배가 있었으니, 기원전 139년, 왕(한 무제)의 명령으로 발탁되어 세계여행을 떠나야했던 중국 섬서성 공무원(郎官) ‘장건(?-BC114)’이었습니다. 그의 여행길은 그간 닫혀있던 동서양이 만나는 대역사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가 만든 여행길이 바로 ‘실크로드’입니다.

(이 여행기는 이동구 팀장이 주주, 독자와 함께 한겨레 테마여행 <실크로드 문화답사>를 다녀온 후 지난 해 9월부터 페이스북과 개인 블로그에 실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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