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디즈니랜드에서의 4박 5일

3월 13일 Knoxville에서 새벽 6시 비행기를 타고 9시경 꿈에도 그리던 Florida 에 도착했어요. 도착해서 짐을 풀은 호텔은 디즈니랜드의 안에 있어요. 호텔 바로 앞에 수영장도 있어요. 호텔에서 보면 주변에 새들이 무척 많아요. 저는 한 번도 공작새가 나는 것은 본 적이 없었는데요. 하얀 공작새가 호텔 앞 호수를 날아다녔어요.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지요. 또 호텔 앞 수영장에는 아기오리가 어미오리를 졸졸졸 따라다니고 있어요. 사람하고 오리가 같이 수영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다 좋아했어요.

▲ 우리가 묵은 호텔
▲ 호텔 내부에서

호텔에서 나와서 나무로 된 갑판을 쭉 따라가면 큰 호수가 나와요. 그 호수 위로 나무다리가 있고 배를 타는 곳이 있어요. 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그 유명한 Magic Kingdom이 나와요.

▲ Dock

첫 번째 날은 Magic Kingdom에 갔어요.

Magic Kingdom은 여러 가지 놀이 기구를 타는 곳이에요. 서울랜드와 비슷하지만 주변 경관도 생각해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무척 아름답다고 느껴지고 소음이 자연 속으로 묻히는지 그렇게 시끄럽지가 않아요.

▲ Magic Kingdom을 뒤에 두고 (배경의 Castle은 워낙 유명해서 많이 보신 적 있으시지요?)

진행 요원에게 뽑혀 신나게 훌라후프를 돌리는 접니다. 

▲ 진행 요원에게 뽑혀 신나게 훌라후프를 돌림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놀이 기구마다 다 어떤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지요.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Rainforest란 놀이 기구가 있는데요. 처음에는 아주 아름다운 숲 속으로 동그란 고무보트를 타고 빙글빙글 돌면서 계곡을 따라서 들어가요. 한참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면서 우거진 숲을 지나다가 어느 순간 숲이 불타는 것을 보여주면서 막 괴로운 소리가 나요. 또 지나가다가 차에서 나온 기름이 숲을 오염시켜서 기름 냄새가 나서 불쾌한 느낌이 들게 하지요. 즉 환경을 파괴시키면 이렇게 괴롭고 불쾌하다는 경험을 시켜주는 경고성 놀이 기구이지요.

Magic Kingdom에서는 매일 저녁 폭죽놀이도 하구요, 또 Lake에서도 매일 밤마다 Show Parade도 한답니다. 호수에서 하는 퍼레이드는 전구로 물속에 사는 동물 모양을 만들어 호수 위를 떠다니게 하면서 퍼레이드를 하는 것이에요. 정말 멋있지요. 제가 묵은 호텔에서는 이 두 가지가 다 보였기 때문에 밤마다 아름다운 광경을 원 없이 볼 수 있었지요

▲ 밤의 castle
▲ Fire work
▲ Fire work

두 번째 날에는 Animal Kingdom에 갔어요.

여기서 가장 즐거웠던 거는 Safari Zone에 간 것이에요. 20분 정도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에요. 한국 에버랜드 사파리에 가면 버스가 완전히 막혔잖아요? 그런데 이 버스는 천장 만 있고 옆은 뻥 뚫렸어요. 사자나 뭐 그런 동물들이 옆에 확 오면 어쩌지?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이 차가 지나가면 동물들이 가까이 오지 않아서 전혀 위험하진 않지요.

▲ 사파리 카

저는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원에 많이 갔었는데요. 어려서는 몰랐는데 크면서 동물원에 가면 항상 슬펐어요. 특히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사람을 뚫어져라 하고 볼 때면 마음이 아파서 심장이 쿵쿵쿵 뛰었지요.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을 듣고 제가 세뇌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동물원이 동물 구경한다고 동물 학대하고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지요.

엄마는 동물원을 아주 싫어하셨어요. 그래서 늘 말씀하셨어요. ‘만약 인간보다 진화한 외계인이 있어서 인간 구경한다고 벌거벗겨 특수 우리에 가두어 놓고 똥 싸고 오줌 싸고 하는 것 다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한번 이라도 해본다면 인간보다 열등하다는 한 가지 이유로 저렇게 가두어 놓는 짓은 못할 거야’라고 하셨지요. 맞는 말씀이지요?

Safari Zone에서는 코끼리, 기린, 사자, 사슴, 새 들이 자유롭게 다녀요. 그러니 얼마나 넓은지 상상이 가지요? 최대한 자연 속에 살도록 두기 때문에 먹이 사슬에 의하여 사자가 사슴을 잡아먹어도 그냥 두지요. 물론 진짜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갇힌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을 볼 때보다는 마음이 편했어요.

▲ 사파리 존에서는 자유로운 사자
▲ Rainforest Zone에서
▲ Animal Kingdom의 상징인 Big Tree 앞에서 모두 함께. 신선한 공기가 마구 나오는 것 같지요?
▲ 곰돌이 Pooh에 나오는 캐릭터 티거와 함께

사진에서 제가 좀 멋을 부린 것 같지요? Florida는 워낙 햇빛이 강해서 선글라스를 꼭 써야 한답니다. 미국 올 때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준비해야 할 필수품입니다. 저는 원래 눈이 아주 나빠서 도수가 아주 높은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데 너무 비싸서 도수가 없는 것을 쓰고 다니느라 잘 안보여서 혼났답니다.

이날 저녁에는 지역 관리자 Cindy 선생님 가족이랑 같이 저녁을 함께 먹었어요. Cindy 선생님도 휴가를 Florida에 오셨거든요. 우리가 저녁을 먹은 식당은 좀 특별한 식당인데 예약을 한 사람들이 한 200명이 한꺼번에 같은 시간에 들어가는 거예요. 공연을 보기 위해서이지요. 맨 앞에 공연 무대가 있어서 여러 Actor들이 앞에 나와서 공연을 하는 거예요. 우리가 본 것은 약간 코믹한 공연이었답니다. 그리고 식사는 Dixie Stamped처럼 주문하는 것이 아니고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쭉 음식을 서빙 해줘요.

이날 Cindy 선생님과 이것저것 많은 얘기를 하면서 더욱 더 돈독한 사이가 되었답니다. 

3일째 되는 날에는 Epcot에 갔어요.

Epcot은 Experimental Prototype Community of Tomorrow)의 약자로 1982년에 만든 말 그대로 미래 도시 프로젝트라고 해요.

▲ Epcot의 상징인 Spaceship Earth 앞에서

이곳은 여러 가지 놀이 기구와 여러 나라를 소개한 구역이 있어요. 둥그런 호수를 가운데 두고 각 나라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나라의 자연 환경이라던가 음식, 집 같은 것을 소개하는 곳이지요.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멕시코, 노르웨이, 중국, 독일, 이태리, 일본, 모로코 등의 나라가 큰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데요. 여기에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없어요. 조금 섭섭했어요.

▲ 저희 뒤로 보이는 호수를 둘러싸고 여러 나라 전시관이 있는 거예요. 굉장히 넓어서 한 바퀴 돌려면 한참 걸려요.

Epcot의 Innovation 관에서 본 3D 영화는 물이 막 내 옆으로 다가 오고 물이 막 뿌려지고 하는 정말 생생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어요. 롯데월드에 있는 것 보다 더 생생하고 규모가 있는 그런 거지요.

또 이곳에는 미래에 관련된 박물관이 참 많아요. 박물관이라고 해서 막 지루하고 공부해야 하고 그러는 박물관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모두가 재미있어하는 그런 박물관이에요. 미래에 발명될 게임 같은 것이라든지, 자동차 또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쭉 나열해 놓으면 우리가 직접 하나하나씩 참여하면서 보는 박물관이에요

4일째 되는 날은 MGM Studio 갔어요.

그날은 비가 오다 햇빛이 짱짱 내리쬐다 하는 변덕스런 날씨였어요. MGM은 디즈니 영화에 관련된 여러 가지를 보여주고 재미있는 놀이기구도 있는 곳이에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브로드웨이에서 Beauty and the Beast 뮤지컬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때는 영어 ABCD만 알 때였는데도 정말 너무 재미있게 보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말을 알아들으니까 다시 여기서 하는 Beauty and The Beast를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볼 수가 없었어요. 좀 아쉬웠지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고 디즈니랜드 소개할 때 항상 나오는 Tower of Terror에 갔던 이야기를 할게요. 처음에는 시커멓고 무섭게 생긴 건물로 들어갔어요. 들어가면 엘리베이터가 나오는데 그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전벨트를 매요. 그러면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다가 바뀌어서 Railroad을 타고 가다가 유령이 나타나요. 그러면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나지요. 그러다가 다시 엘리베이터로 와서 문이 닫히고 갑자기 아래로 떨어졌다가, 문이 열렸다가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졌다가를 반복하지요. 그런데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무시무시하게 빨리 떨어져요. Bunjidrop타는 것처럼요. 심장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지요. 무지 무서우면서도 스릴이 있고 재미있어서 타고 나면 또 타고 싶은 그런 놀이기구에요.

▲ 롤러코스터를 타는 입구. 뒤의 기타가 참 멋있지요?

또 한 가지, 밤에 시작되는 Fantastic Show 가 아주 볼만해요. 일종의 Water Show 인데 물이 올라오면서 물줄기에 동영상을 띄우는 거예요.

▲ Fanstic Show

그날 저녁에는 아주 크고 유명한 식당인 Planet Hollywood에 갔어요. 겉이 둥그런 지구처럼 생긴 입구로 들어가면 영화 사진들, 배우들이 썼던 모자, 옷, 처키 같은 인형들을 전시해 놓았어요. 음식 값도 아주 비싼 곳이랍니다.

5일째 되는 날은 집에 오는 날이었지요.

5시에는 차를 타고 나가야 되어서 아침에는 호텔 앞 Swimming Pool에서 놀고 Magic Kingdom에 잠시 Parade 구경을 갔다가 비행기를 타고 Oneida에 돌아왔답니다.

▲ Magic Kingdom의 Parade

여행비용이 많이 들어서 한국에 계시는 아빠, 엄마에게는 무척 미안하지만 저는 더 할 수 없이 즐겁게 지내다 온 것 같아요. 그리고 여행을 갔다 오니 식구들끼리 무척 가까워졌어요. 왜 Janet 아줌마가 여행을 가자고 한지 알 것 같았어요. Janet 아줌마는 정말 이모나 고모 같이 친해졌고요. David 아저씨도 말이 없으셔서 조금 어려웠는데 많이 친해졌어요. Morgan 오빠 또한 내 또래 남학생이라는 약간의 거리감이 없어지고, 같이 낄낄거리는 편한 오빠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가까운 친척 중에 제일 맏이라서 귀여운 동생들만 버글버글 하거든요. 늘 오빠가 있었으면 했는데… 여기서 12월까지 살다가 가면 정말 오빠가 한 명 생기게 될 것 같아요.

여행이 끝난 그 다음 날 저와 말타 언니는 Vicky mom 집에 가서 Florida에서 산 선물을 드렸어요. Vicky mom은 T-shirt를 즐겨 입으셔서 디즈니 T-shirt와 Vicky 이름의 열쇠고리를 샀어요. Marta 언니도 셔츠와 열쇠고리를 드렸지요. 참 좋아하셨답니다.

Vicky mom네 집에 가니 개들이 좋아서 짖으면서 난리가 나고, 말하는 앵무새 Lucky도 Hello, Hi Lucky 하면서 얼마나 떠들던지... 너무 시끄러워서 정신이 없을 정도로요. 그렇게 반겨주니 동물들에게도 미안하고 Vicky mom에게도 아직도 너무나 미안하지요. 우리끼리 놀러간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등등이요. Vicky mom도 속으로는 섭섭한 점이 있으실 것 같은데 반갑게 맞아주셔서 참 고마웠어요. 앞으로 제가 잘해야 Vicky mom의 서운한 맘도 풀리고 정말 서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지낼 수 있겠지요.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다음에는 새로 옮긴 가족들과 집을 소개해볼까 해요. 안녕히 계세요.

(2004년 3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 (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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