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Host Family를 소개합니다.

제가 미국 와서 참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 한 가지 있었어요. 바로 옆집 Janet 아줌마께서 저희에게 너무 잘해 주시는 것이었어요. 제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도, 말타 언니가 왔을 때도 비키 엄마와 같이 공항에 와주셔서 저희 짐을 David 아저씨와 Morgan 오빠가 다 날라주었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곳에 우리를 데려가 주시려고 하시고, 바쁜 Vicky Mom을 대신하여 영화 구경도 시켜주시고, 픽업도 해주시고, 쇼핑도 같이 가 주시고, Gatelinberg에도 데려가 주시고, 디즈니랜드에도 같이 가자고 해주시고…

Janet 아줌마는 늘 우리보고 놀러 오라고 하시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우리들이 참 좋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Janet 아줌마 식구들이 참 좋았어요. 식구들 분위기가 우리 집 분위기랑 비슷한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 항상 저희를 챙겨주시려고 하시는 모습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떻게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처음 본 이국의 여학생들이 뭐가 예쁘다고 이렇게 챙겨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지요. 그렇다고 왜 잘해주느냐고 물을 수도 없고, 한국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잖아요? ‘외국에서 누가 왔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는 끝이잖아요.

맨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어서 저희가 외국에서 왔으니까 미국 사람들의 친절한 모습을 보이려고 잘 해주시나 보다 그런 순수하지 못한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잘해주시는 Janet 아줌마에게서 ‘정말 아무 이익이 없어도 남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옆에서 잘해주시는 것도 고마운데 또 저를 10개월 동안 맡아서 길러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아마 이렇게 될 인연이라 우리가 서로 많이 끌리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새 Host Family를 자세히 소개해 볼까 해요.

▲ Janet 아줌마, 나 그리고 David 아저씨(원래는 정말 고마운 Janet Family에 대하여 글로 소개할 때 올리려 했던 아끼던 사진이에요)

David 아저씨

나의 새 Host Dad는 아주 맘씨 좋은 아저씨예요. 지금은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환경 과학자이면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계셔요. 원래 전공은 곤충학이셨는데 이 후 더 공부를 하셔서 환경과 환경 보존까지도 연구하셔요. 아저씨는 지금은 직접 연구는 하지 않으시지만 Y-12라고 하는 Human Genome Project를 연구하는 연구원들과 같이 일하고 계신다고 하셔요. 저희 아빠도 한국에서 Genome 연구를 하신다고 말씀 드리니 저희 아빠 하는 일에 굉장히 궁금해 하셔서 많이 물어보시고 아저씨 일도 자세히 설명해주셨어요.

과학자들이 다 그런지 모르지만 아저씨는 좀 순하시고 순수하시고 꾸밀 줄 모르는 분 같아요. 우리들 말로 좀 어리버리라 하지요. 사실은 저도 좀 어리버리한 편이에요. 또 아빠가 저보다 무척 어리버리(아빠 죄송;;;) 하셔서 그런 분들 탁 보면 좀 알거든요. 이 말이 좀 예의가 없는 말인지는 몰라도 저는 ‘어리버리’ 란 말 참 좋아해요. 왜 예쁜 장나라도 좀 어리버리 하잖아요?

아저씨는 농담을 가끔 하시는데 전혀 웃기는 농담이 아니어서 아무도 웃지 않아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좀 썰렁하게 만드는 특이한 재주를 가지고 계세요. 어쩜 우리 아빠와 그렇게 똑같은지... 그런데 그런 분들이 마음씨는 엄청 엄청 좋잖아요? 지난번에는 저희가 혹시 안 쓰는 카세트가 있냐고 여쭤보았더니 하나 주셨는데 CD Player가 고장 난 것이었어요. 그래도 괜찮다고 테이프로 듣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 일찍 혼자 마트에 가셔서 새 것을 하나 사오셨어요. 어찌나 고맙던지요. 근데 새 걸 주시면서도 어색하셔서 웃지도 않고 그냥 쓱~ 주세요.

사소한 약속이라도 잊지 않고 항상 지켜주시려는 아저씨!! 정말 좋은 분이지요.

Janet 아줌마

나의 두 번째 Host Mom은 제가 다니는 Oneida School의 선생님이셔요. 예전에는 생물을 가르치셨는데 지금은 직접 학생을 가르치시지는 않고 학교의 과학교육 분야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학교의 재정에 관련되는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Janet 아줌마는 요리하는 것, 집안을 가꾸는 것, 그리고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명랑하고 좀 사교적인 분이세요. 항상 웃고 계시고 모든 사람에게 참 친절하세요. 저희와 쇼핑 다니는 것을 무척 좋아하시는데 같이 쇼핑가면 조그만 것이라도 사주시려고 항상 신경 써 주셔요.

두 분 다 저희에게 뭔가를 해주시는 것을 무척 좋아하셔요. 저희가 이사를 결정하기 전에 아마도 저희가 오게 될 줄 미리 아신 것 같아요. 지역관리자 선생님께서 미리 부탁하신 것 같아요. 저희가 살 방은 조기 귀국한 러시아 교환학생 안드레아가 살던 방인데요. 완전히 다르게 새로 다 꾸며주셨어요. 방 페인트, 가구, 침대 매트리스도 다 싹 바꿔주셨고요. 침대 시트까지 저희 맘에 드는 것으로 같이 나가서 사주셨어요. 그리고 벽걸이 사진 꽂이도 말타 언니 것은 핑크 색으로 제 것은 노란 색으로 두 개를 직접 만들어서 걸어 놓아주셨어요.

▲ 새로 꾸며주신 우리 방 서랍장과 화장대(화장대 옆의 노란 색 사진꽂이가 아저씨와 아줌마가 절 위해 만들어 주신 것이에요)
▲ 새로 꾸며주신 우리 방 침대(오른편이 내 침대(말타 언니 침대 위의 핑크 색 사진꽂이가 말타 언니를 위해 만들어 주신 것이에요)

또 아줌마 아저씨 방에 있던 TV를 잘 안 보신다면서 우리 방으로 옮겨 주셨어요. 비디오도 되는 TV라 너무 좋아요. 오빠네 집에는 Videotape가 아주 많거든요. 그래서 재미난 영화를 실컷 볼 수 있어요.

Morgan 오빠

원래 교환학생 호스트 배정할 때 남학생만 있는 집에는 여학생을 보내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는 이렇게 살게 되었네요. 오빠는 저보다 2살이 많은 11학년이에요. 그런데도 대학에서 듣는 College Biology와 College English를 수강해요. 11학년 중에서 2-3등 정도에 속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고요. 이번에 All A+를 받았어요. 또 대학을 가기 위해서 치는 ACT 점수가 30점이 넘어요. 이는 35점인가 36점 만점으로 30점만 넘으면 아무 학교든지 갈 수 있고, 장학금을 주고 오라고 한대요. 오빠는 지금부터 잘 알아봐서 장학금을 제일 많이 주는 곳에 간다고 해요. 부러워요. 오빠가 제 공부를 가르쳐줄 때면 머리가 비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고로 우리 학교는 Tennessee 전체에서 3위권에 드는 학교라서 전체적으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없고 불량 학생이 없는 모범학교랍니다. 오빠는 우리 학교 Soccer팀 선수이지요. 가끔 저에게 집 마당에서 Soccer를 가르쳐줄 정도로 Soccer를 좋아하고 잘 한답니다.

 참고로 SAT는 영어, 수학의 2과목만 시험을 보고 그 점수로 대학을 가는 것이지만 ACT는 영어 문법, 수학, 읽기, 과학의 4과목을 보고 그 점수로 대학을 가는 것으로 이 곳 중부 쪽 대학은 주로 ACT 점수로 대학을 간다고 해요.

Morgan 오빠는 아저씨를 많이 닮았어요. 생긴 모습도, 그리고 성격도 말이지요. 헌데 자신은 아저씨의 어리버리한 면이 싫다고 해요. 오빠는 제가 어리니까 많이 챙겨주려고 하고, 공부도 가르쳐 주려고 많이 신경 써 주지요. 특히 Biology를 참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줘요. 오빠는 직접 차를 갖고 운전을 하기 때문에 늘 우리와 같이 학교를 가고, 또 운동이 끝나면 같이 집에 와요. 휴일이나 방학에는 우리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녀주지요.

다음 10번째 글에는 내가 사는 집과 새 호스트 가정의 취미생활, 종교 등에 관해 소개하고 싶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4년 3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 (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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